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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1호 결혼식 현장 스케치... 3

웨딩21뉴스_ 2006. 1. 24. 20:28


독도 1호 결혼식 현장 스케치... 3탄

오늘은 다른 어느때보다 프로젝트팀들이 긴장했어요.
오늘까지 독도 입도가 안됐을 경우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어제 마을 공원에서 기원제를 올려서 그런지 저희 프로젝트팀이나
신랑, 신부에게 안부를 묻는 관광객이나 섬주민들이 많아졌어요.
덕분에 신랑, 신부의 표정이 좀 환해졌죠.

그리고 프로젝트팀으로 삼봉호 선장이 직접 전화로 기상 상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까지 해줬어요. 울릉도에 계신 모든 분들이 정말
'독도결혼식'이 성사되기를 바라시는 것같았어요.

배가 7시 30분에 출항하기 때문에 신랑, 신부는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했겠죠?
저흰 6시 30분부터 선착장으로 나가있었거든요.

7시 30분경 삼봉호가 독도를 향해 출항했죠. 날씨는 정말 좋았어요.
제가 보기에 파도도 넘 조용했구요. 아침일찍부터 독도경비대에도
연락을 취해 봤는데, 날씨가 좋다고 했다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기필코
들어갈 수 있겠지 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참, 우리가 탔던 배에 개그맨 김진수 씨도 탔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 배멀미를 몹시 심하게 하더군요. 글쎄 얼굴이 노래져가지고
계속 갑판 위에서만 있었거든요.

울릉도 도동항을 출발한 지 거의 1시간이 넘어갈 무렵, 입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같다는 소식이 선장실로부터 전해졌어요. 모두들 흥분했죠.
신랑, 신부는 물론이고, 모든 스텝들이 다들 흥분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입도 준비를 했는데, 독도에 근접해가자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어요.
너울이 높아서 도저히 배를 댈 수 없다는 거예요. 프로젝트팀은 신랑, 신부만이라도
입도해서 간략하게나마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너울이 너무 높아 도저히 힘들 것같다는 선장실의 방송이 들려왔어요.
갑자기 힘이 빠지더군요. 신랑, 신부의 모습은 거의 굳어 있었어요.

다시 배가 방향을 바꿔 울릉도 도동항으로 향했어요.
도동항에 도착하자마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했어요.
일부는 이제 철수하자, 일부는 오후에 배를 한번 더 타자...
이렇게 의견이 나뉘다가 결국 오후에 배를 더 타기로 했죠.

신랑, 신부, 그리고 스텝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 다시 배에 올랐어요.
오후 배에는 승객이 별로 없었어요. 약 120여명 정도밖에 타지 않았거든요.
이번에는 출항할 때부터 프로젝트팀은 선장실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상황 체크를
했답니다.


 
< 4월 23일 오후 5번째 재입도시도 - 정말 이번만큼은. 침이 바싹바싹 말랐고 너무 속이탔다.>

독도로 가는 뱃길은 정말 부드러웠어요. 파도가 세게 일지도 않고,
느낌에 진짜로 입도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도경비대에 직접 전화 걸어 확인해보니 정말로 너울이 많이 가라앉았다고 하네요.
그래도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같아서
좀더 사태를 두고 보기로 했어요.

참 근데, 신기하게도 점심밥을 먹고 탔는데, 전혀 배멀미를 하지 않았어요.
그게 넘 신기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마찬가지였어요.

독도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까지도 사실 판단이 서지 않았어요.
너울이 오전보다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너울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 독도의 동도 선착장을 코앞에두고 접안이 될까말까.. 1초1초 흐를때마다 가슴이 콩닥거렸다.>

아마도 선장실과 독도경비대간에 무슨 교신을 주고 받는 것같았어요.
그러더니 정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죠. "입도 가능" ㅎㅎㅎ

신랑, 신부, 그리고 삼봉호에 함께 탑승한 모든 관람객들이 환호성을 질렀어요.
박수도 치고. 독도결혼식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 그리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졌죠.

독도에 입도하자마자 정말 정신없이 상을 차렸어요. 그리고 집례도 후다닥 했구요.
집례를 삼봉호 송경찬(51·울릉군 저동리 )선장님에게 부탁하였을때 이렇게 뜻깊은 역사적인
일에 집례를 보게된다면 영광아니겠습니까? 라는 말로 흔쾌히 수락하셨어요. 결혼식은 거의
3, 4분만에 끝났는데, 도저히 퍼포먼스를 할 상황이 안됐어요. 기념촬영하고, 경비대에게
위문품 전달하고 정말 정신없었지요. 30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어요.


< 집례를 보고 계시는 영원한 독도 지킴이인 삼봉호의 송경찬 선장님 >











 


결혼식을 간신히 끝내고 다시 배에 올랐을 때, '휴우~ 이제서야 끝냈구나' 하는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신랑, 신부는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어요.

독도를 떠나 도동항을 향해 출발하면서 그때서야 비로서 바다를 유심히 들여다볼 수 있었죠.
수면이 저렇게 조용한데, 바닷속은 항상 거친 물쌀과 소용돌이가 친다지요?
그게 신기해서 자꾸 자꾸 바다를 보았어요.

 

 


< 배가 흔들려 사진이 제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덕분에 달이 하트모양이 나와서...흐뭇. >


< 큰 일을 마치고 다시 울릉도 도동항에 접어드니 어느새 밤이되고... >

숙소로 돌아온 팀들은 남은 짐을 정리하고, 저랑, 송기사님은
보도자료를 만들었어요. 송기사님은 사진 촬영한 것으로....
전 보도자료를 쓰는 것으로....그리고 간단한 저녁식사와 함께,
새신랑, 새신부의 피로연(넘, 재미없었음??) 시간을 잠깐 가졌어요.

저흰 올 때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했어요.
포항가는 배가 일요일 오후에나 있다고 하니까..
그래서 묵호로 이동한 다음, 거기에서 서울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특히 신랑, 신부에게 혼례복을 협찬해주신 정훈닷컴,
폐백음식을 마련해주신 김효진이바돔,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촬영해주신 스튜디오메카 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울릉도에서...

출처 : 결혼검색 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