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프,웨딩21] 화려하게 돌아온 루주 예찬과 립스틱 컬렉션

저녁식사를 마친 후 핑크색 립스틱을 고쳐 바르는 나를 보더니 선배가“천생여자구나”한다. 그냥 요즘 립스틱을 바르는 게 재미있다. 덧바르는 행위라고 해야 할까, 립글로스를 바를 때와는 다른 매트한 텍스처의 느낌이나 바를수록 뚜렷하게 짙어지는 색감이 묘한 해방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기분을 나 혼자 느끼는 것은 아니었나 보다. 꽤 오랫동안 립글로스에게 자리를 내주었던 립스틱이 화려하게 컴백했고 진짜 유행이란다. 게다가 자칫하면 촌스러울지도 모르는 핑크색과 용감해 보일지 모르는 리얼 레드가 동시에 주목 받고 있으니 흥미롭다.

 

 

 

소프트 뷰티 립스틱 아시아 여성에게 잘 어울리는 새틴 컬러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입술을 연출하는 글로시 립스틱. 3g 3만원.

 

립스틱의 다른 이름은 루주. 프랑스어로‘붉다’는 뜻의 루주는 그 자체로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화장품의 이름이 되었다.거슬러 올라가면 백분과 함께 오래 전부터 사용된 기록이 있으며 주로 발그레한 볼을 만드는 볼 연지를 가리키다 지금에 와서는 입술에 바르는 립스틱의 의미로 쓰이게 됐다.

 

오래 전 붉은 꽃의 즙을 이용해 사용이 제한적이었던 루주는 합성색소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그 색과 종류가 날이 갈수록 다양해졌다.보다 많은 컬러로 입술을 강조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게 된 것.

 

앞 선 트렌드에서는 찬바람이 불 때마다 늘 매혹적인 빨간 루주를 제안하곤 했지만 사실상 사용하는 유행 컬러라면 피치, 핑크 베이지 등 입술에 살짝 생기를 불어 넣는 정도의 컬러였다.

 

 올 겨울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메인 트렌드가 되어버린 스모키 메이크업에는 립 라인 안에 꼼꼼하게 채워진 선명한 루주 텍스처가 완벽하게 어울리므로 번들거리는 립글로스는 저 쪽으로 밀려나고 있을 수 밖에.

상반된 트렌드 메이크업이지만 거의 화장기 없이 페일한 얼굴에 립 컬러만으로 얼굴 전체를 돋보이게 하는 팁 또한 립스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립글로스가 나이 어린, 철없이 영한 이미지라면 루주는 성숙한 여성성의 상징쯤 된다. 피부 나이는 한없이 어려지고 싶고 불황을 애도하는 듯한 검은 옷이 지배적인 겨울이지만 마지막은 커다란 여자이고 싶은 건지.

하긴 올 블랙 룩에 립스틱 하나로 화려한 마무리라면 그야말로 화룡정점처럼 보인다. 이번 겨울에는 고치고 또 고쳐 발라 볼까. 커피잔에 도장처럼 남겨진 짙은 립스틱의 자국만큼 강한 흔적을 남기는 것도 없을 테니까.

 

 

 

1 크리스챤 디올 어딕트 하이 컬러 천연 왁스 칸데릴라 효능으로 생생한 컬러가 촉촉하게 유지되는 샤이닝 립스틱. 3.5g 3만3천원.

2 시세이도 더 메이컵 쉬머링 립스틱 거친 입술표면과 세로 주름을 커버해주는 화려한 광택의 롱래 스팅 컬러 립스틱. 4g 3만3천원.

3 헤라 샤인 홀릭 버튼 형식의 패키지로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는 글래머러스한 광택의 글로시 타입 립스틱. 4g 3만원.

4 시슬리 휘또 립 샤인 입술 윤곽을 또렷하게 표현해주고 플럼핑 효과가 있는 글로시한 트리트먼트 립스틱. 3g 4만5천원.

5 샤넬 루쥬 알뤼르 홀더를 가볍게 누르면 튜브가 나오는 클릭 스타일의 케이스가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키는 편안한 새틴 질감의 루즈.3.5g 3만8천원.

6 메이블린 하이퍼 다이아몬드 글로스틱 텍스처가 부드럽게 지속되며 다이아몬드 펄이 글로시하고 도톰한 입술을 연출해주는 글로스틱. 1.9g 1만3천원대.

7 슈에무라 루즈 언리미티드 크림 마뜨 부드러운 텍스처로 입술을 보호하면서 매트한 피니쉬를 선사하는 강렬한 발색력의 루즈. 3.7g 3만2천원.

8 아이라인의 강조없이 핏기없는 페일톤의 페이스 메이크업에 입술 컬러만으로 생기를 불어넣었다. 3.1 필립 림 2008 F/W 컬렉션

제품협찬 메이블린 뉴욕(02-3497-9587), 샤넬(02-3708-2718), 슈에무라(02-3497-9775), 시세이도(02-3456-0173),

시슬리(080-549-0216), 비디비치 by 이경민(080-516-1616), 크리스챤 디올(02-3438-9529), 헤라(02-739-1577)

포토그래퍼 유재철(이미지), 이재원(제품) 비디비치 by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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