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예절

[웨프,웨딩21] 긴 연애 vs. 짧은 연애

웨딩21뉴스_ 2009. 4. 13. 16:16

출처 : 결혼준비 웨프 http://www.wef.co.kr

 

한 달을 만났습니다. 매일같이 그의 모든 것이 그립습니다. 십 년을 만났습니다. 여전히 그는 나에게 단 하나의 그리움입니다.충족되지 않는 연애의‘그리움’끝에 여기 섰습니다. 우리 결혼해요.

 

 

 

 이야기 하나┃짧은 날, 긴 이야기

한 커플이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일 년? 아니면 한 달? 곰곰이 생각하고 대답하기에 앞서 이 질문이 정말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우리는 먼저 알아야 한다. 개인의 감정을 무게로 재거나 숫자로 표현하는 일이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지 스스로에게 물으면서. 차라리 그렇게 보기좋게 똑 떨어지는 문제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짧은 연애 경험으로 결혼을 결정한 커플이 주변의 아무런 우려 없이 진한 축복을 받는 일은 드물다. 그들의 불 같은 사랑은 그야말로 다 타버리면 식어버리는 사랑으로 혹은 신중치 못한 경솔함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어떠한 내용의 통화였느냐보다, 전화가 왔느냐오지 않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신참 커플들에게 사람들은 결혼에 대한 진지함을 쏙 빼버린다.

그러나 세상의 어떠한 바보도 결혼이란 것을 그렇게 쉽게 결정하지는 않는 법이다. 그들의 노파심이 아주 틀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더라’ 하는 식의 다수의 간접 경험을 확해석할 필요 또한 없는 것 아니겠는가.

동갑내기 커플인 김유진(32)씨는 작년 9월, 선을 통해 만난 남자친구와 다가오는 6월 날짜를 잡았다. 만남에서 결혼까지 불과 1년 채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견례는 이미 올초에 치렀을 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일 년 전의 그녀였다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첫 만남부터 자친구는 저를 마음에 두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호감을 가진 상태였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할지 꿈에도 몰랐죠. 지금까지만 난 지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정말 매일같이 봤어요. 지금은 남자친구가 군의관으로 훈련소에 들어가 있어 볼 수가 없으니 정말 애가 타고 더 애틋하죠.

제대할 때까지 결혼을 미루고 싶지 않아서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오래 만나보지 않고 결혼하는 것에 있어서 두려운 점이나 망설여지는 부분은 없었는지 묻자 “몇 번의 만남만으로 나의 심장을 만났다는 것은 오히려 감사한 것이죠. 이 사람이 나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데는 꼭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예요. 그냥 쉽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서툴기 때문에, 뭘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 있는 거죠.” 만남과 동시에 설렘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낀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30년을 모르고 지낸 생판 남이 3일만에 나에게 더없이 특별한 존재가 되고 300일이 채 되기도 전에 평생을 약속할 반쪽이 된다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인연이다. 이렇게 강렬한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 아닌 듯하다. 그들에게 사랑의 감정이란 시간과 꼭 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짧은 연애사에도 사랑의 깊이가 있음을 배운다. 짧은 연애, 그것은 미완성된 사랑이 아니라 언제나 진행형인 사랑이다.


이야기 둘 ┃6년째 연애중

장기 연애 커플에게는 곧잘 이런 질문들이 뒤따르곤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을 그토록 긴 시간 사랑할 수 있는지. 그것이 정말 사랑이 맞는 것인지...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곤 한다는 어느 노래의 가사가 마치 오래된 연인들 모두의 공통된 딜레마이기라도 한 듯 말이다.

하지만 ‘오래되다, 익숙하다’가 ‘진부하다, 지겹다’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은 무척이나 속상한 일이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짜릿한 설렘은 비록 과거의 일일지언정, 내 몸에 맞게 늘어난 편안한 옷 같은 느낌은 오래된 연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오늘의 낭만일 테니까. 오는 6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강주영(28)씨는 지금 6년째 연애중이다.

어린 나이에 만나 지금까지만 남을 이어온 남자친구와의 결혼. 남들이 볼 때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겠다 싶지만, 오랜 만남 끝에 이루어진 그 자연스러운 결실이 그녀에겐 더욱 의미 깊다. “3년 전 남자친구와의 소소한 트러블로 잠시 헤어져 있던 시간이 있었어요. 정말 별것도 아닌 일로 시작해 틀어져 한달 정도 보지 않았죠.

그런데 나중에 제주변 분들이 그러시더라고요. 그 짧은 한 달 동안 제가 ‘우울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고(웃음). 결혼을 결정하는데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필요치 않았어요. 그냥 우리는 서로에게 일상이고, 삶이니까요.

이제는 오히려 이 아니면 삶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거죠.” 익숙함이란 그 얼마나 무서운 것이던가. 가랑비에 온몸을 흠뻑 젖는 것처럼 서로에게 물든다는 것 말이다. 결혼에 어떤 당위성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오래된 연인들에게는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서로에 대한 감정의 필터가 무뎌질 즈음 권태기란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6년 10년 된 커플에겐 이미 넘어선 산이다. “결혼준비하면서 많이 싸운다고들 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고요. 그런데 오래 두고 본관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은 것을 함께 겪고 이만큼 온건데...”
 
그들의 연애는 전화 한번 건너뛰었다고 해서, 한 달만에 얼굴을 마주했다고 해서 무너지는 탑이 아니다. 강주영씨 또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긴 연애’에 대한 짧지만 의미있는 담론을 시작한 것일 테고. 간혹 너무 긴 애정은 우정에 기초한 의리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너희가 오래 만날 수 있었던 이유가정 때문이지 사랑 때문이냐! 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이 사랑의 변질이라고 누가 말하던가. 사랑에 대한 정의를 과연 누가 그토록 극명하게 내릴 수 있는 것일까. 정이란 것 또한 결국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연애의 고수들은 말한다. 긴 연애는 끝났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긴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09.6.12(금)~14(일) SETEC(서울무역전시관) 3호선 학여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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