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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다시 볼 만한 가솔린 차

웨딩21뉴스_ 2016. 6. 1. 15:55

몰라줘도 좋은 차 3


크든 작든 제 이름 값을 하는 차가 있다. 올봄이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가솔린차 석 대.




튀는 만큼 강한 운전을 즐긴다면 아우디 TT



아우디 TT는 이름 자체로 이미 예쁜 차다. 골프의 뉴비틀이나 피아트의 500C처럼 클래식한 디자인은 아니고, 그렇다고 여성으로 대변되는 예쁨의 범주와는 멀다. 말 그대로 남성적 루프 라인에 아주 모난 매력이 있다.

뭘 시키면 투덜투덜하면서도 제일 빨리 갔다 오는 막냇동생같이 운전감이 빠르고 단단하다. A클래스가 보편적인 멋을 내면서 보다 스포티한 캐주얼을 좇기로 했다면, TT는 애초에 스포티 & 모던이었다. 그래서 10년 만에 새로운 TT가 나오기 전에도 아우디에서 더 비싼 차 대신 TT를 고르는 예술가나 디자이너가 꽤 많았다.

‘라인’과 ‘볼륨’이라는 단어에 민감한 사람들은 이 차에서 눈을 뗄 줄 몰랐다. 참고로 지금 현대기아차 디자인을 총괄하는 피터 슈라이어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모델이 바로 TT다. 생긴 것보다 혁신적으로 달리진 못하지만,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팔리던 차다.




새로운 TT는 지붕부터 허리 각을 더 날카롭게 세웠다. 마치 곧 튀어나갈 듯이 웅크린 채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육상 선수의 등을 닮았다.

운전감도 그렇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훅 치고 바로 나가버리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또 금세 자릴 잡아준다. 알루미늄 소재를 더 사용하고 살 빼기 노력을 해서 50kg 정도 가벼워졌다. 그런데도 불안하기보다는 쌩쌩 달리고 싶다면 언제든 시작해보라는 듯 자신 있는 느낌이다.

스포츠카라서 원래 차 바닥이 낮은 데다 고속으로 달리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인데, 이번 TT는 아주 잘 보인다. 스티어링 휠 안쪽 계기판도 아예 게임 화면처럼 전면 컬러 디스플레이(버추얼 콕핏)로 채워서 속도계나 내비게이션 등 주행 정보까지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해뒀다.

심플한 라인으로 정리한 실내는 동그란 송풍구와 다이얼들이 경쾌함 그 자체. 단, 스포츠카답게(?) 뒷자리가 좁아서 성인 남성이 타긴 힘들다. 220마력에 최고 시속 250km, 연비는 리터당 10km(복합)다.

TT는 지붕이 열리는 로드스터와 그렇지 않은 쿠페, 두 가지로 나왔다. 가격은 로드스터가 6050만 원, 쿠페가 5750만 원. 모두 2.0L 직렬 4기통 TFSI 가솔린엔진에 6단 변속, 상시사륜구동(AWD)이다. 이상의 것은 같지만 시속 100km까지 4.9초면 내달리는 TTS는 7890만 원.


뭐든 고급이 최고라면 메르세데스-벤츠 A200



같은 해치백이라도 벤츠라면 다르다. 실내는 넓고 우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게다가 누가 봐도 ‘벤츠’임을 알 수 디자인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꽂히게 해야 한다.

설사 연비가 보통 국산 중형차만큼 안 나오더라도 용서받은 수 있는 태생적 조건이랄까. 새로운 A클래스는 이 모든 조건에 충실한 차다. 머지않아 디젤 모델 A200d가 출시되면 판매량은 확실히 이쪽으로 몰리겠지만, 앞서 나온 가솔린 모델 A200에 대한 관심도 만만찮다.



단 한 대를 사더라도 갖고 싶은 것을 사는 사람들이 외는 공식이 있잖나. ‘시계는 롤렉스, 차는 벤츠’. 벤츠가 가진 미덕은 누가 앉아도 안전감 있는 운전을 돕는다는 것이다. 아마추어도 ‘방어운전형 준프로’ 정도까진 만든다. A200도 그렇다. 1595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에 156마력이다.

동급 2.0 디젤이 150마력임을 생각하면 힘도 빠지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운전하기에는 한껏 가벼운 스티어링 휠이라서, 실수를 하게 하거나 코너를 돌 때 뒤쪽이 밀려나가는 기분이 들 만큼 바닥이 무겁지만도 않다. 가솔린 특유의 조용함은 버릴 수 없는 장점.

감속하면 시속 5~10km 단위로 일정하게 떨어지는 특유의 착실함도 버리지 않았다. 차를 한껏 밀어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에게는 불만일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2.0L 콤팩트 카 중 가장 빠른 381마력짜리 A45 AMG 4매틱부터 보면 될 일이다.

A200의 연비는 리터당 12.3km(복합)다. 스포티해진 디자인에 걸맞게 내부는 일체형 시트와 크고 작은 AMG 느낌의 고급스러운 장식이 그득하다. 벤츠가 요즘 부쩍 신경 쓰고 있는 건 안전 보조 장치의 보편화다.

A200의 경우 제동 거리가 충분하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브레이크에 힘을 더한다. 시속 7km부터 70km 사이에는 레이더로 앞쪽 장애물을 인식하고 경고할 정도라니, 깜빡하고 앞 차를 들이받을 일은 확실히 줄겠다. 가격은 3690만 원이다.


넉넉한 오디오 감상실이 필요한 음악 마니아라면 링컨 MKX



차를 조금이라도 알면 ‘링컨’이라는 이름이 주는 묵직한 느낌을 알 거다. 출생지가 미국이라서라기보다 그냥 영어로 ‘아메리칸 럭셔리’라 불러야 더 어울릴 듯한 전통 같은 거라고 표현해야 할까.

크면서도 가벼운 유럽 차가 대세라 해도, 분명 링컨 차를 더 좋아하는 감성을 가진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링컨이 한국에서 내놓고 있는 차 중에서 MKX를 높이 사는 건 흔하지 않다는 것 외에도 고속으로 달릴 때 느낄 수 있는 묵직한 저력 때문일지 모른다.

동급 차종에서는 3.0은 되어야 나올 법한 340마력의 힘이 2.7의 링컨이 자랑하는 트윈 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에서 아주 쉽게 전달되기 때문. 스티어링 휠 양쪽의 패들 시프트를 까딱거리면서 6단 변속을 오르내리다 보면 시속 100km를 훌쩍 넘을 때까지 별 소음 없이 하나의 시속 80km 이하처럼 간다는 것도 체험할 수 있다.

이전 링컨의 승차감이 전반적으로 큰 덩치에 반해 무른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독일 차들 틈에서 전보다 타이트해진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코너를 돌면 이 거대한 차체도 제법 바짝 따라오는 기분이다.



사실 실내 공간감은 조금 더 작은 MKC와 큰 차이가 없어 실망할 수 있다. 그래도 고속 주행에서는 MKX가 확실히 형답다. 링컨 MKX의 내부는 부드럽고 도톰한 천연 가죽과 우드 트림을 적용해 ‘럭셔리’라 내내 말하고 있지만, 실제 더 큰 몫을 담당하는 건 오디오다.

19개의 크고 작은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레벨’ 스피커들이 차 곳곳에 숨어 디지털 음원까지 말끔하게 들려준다. 우퍼가 너무 울리는 뱅앤올룹슨 종류가 마뜩잖은 사람에게는 더 어울리는 옵션. 디테일이 섬세하면서 덩치가 적절하길 원하는 사람은 링컨을 보면 렉서스도 눈에 들어오기 마련인데, MKX는 RX보다 뭐든 조금씩 크다.

힘은 한 40마력쯤(렉서스 RX 350은 301마력), 크기는 사방 10cm쯤 크다. 그러면서 가격은 1000만 원쯤 가볍다. 링컨 MKX는 6300만 원이다. 연비는 리터당 7.6km(복합).

차 키를 들고 3m 앞까지 오면 은은하게 켜지는 조명, 안팎으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360도 카메라, 차선 변경 시 깜박이는 블리스, 전방 추돌 경고 장치 등 옵션이 가득한 걸 생각하면 용서는 되는 숫자들이지 싶다. 다행히 연비는 실제 달려보면 좀 더 나온다.


에디터 김미한(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