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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동해를 벗 삼아 걷는 해파랑길

웨딩21뉴스_ 2016. 8. 18. 13:14

동해를 벗 삼아 걷는 해파랑길, 그곳에 동쪽 바다가 있었네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 길의 이름은 '해파랑길'이다. 우리나라 최장거리 동해안 탐방로이며, 7번 국도를 따라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이다.


작열하는 여름 태양 아래 땀으로 옷이 젖고, 목이 타는 것도 잠시, 고개를 돌려 동해를 바라보면 이내 마음이 두루뭉술해질 것이다. 바다를 지척에 두고 유유자적 걷는 이 길, 어찌 좋지 아니한가.




넉넉한 동해를 지척에 두고 걷는 길

2016년의 절반,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계절은 바야흐로 여름을 맞았다. 토닥토닥, 그동안의 수고를 보상하는 달콤한 휴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름하면 바다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 하지만 그동안의 휴가철 바다 여행과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하여 찾은 ‘해파랑길’. 간단하게 설명하면 ‘걷는 길’이고,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을 품은 길이다.

길은 우리나라의 등뼈 7번 국도를 따라 곧게 뻗어 있다. 즉 동해를 지척에 두고 걸을 수 있다는 말이다. 길은 부산광역시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른다.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 770km 거리의 해안 트레일이다.

200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사)한국의 길과 문화와 각 지자체, 그리고 지역 민간단체가 뜻을 모아 조성한 해파랑길은 도보여행자들 사이에서 명품 도보길로 통한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못지않다는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해파랑길의 한 구간도 빠트리지 않고 구석구석 걸으려면 짧게는 30일, 길게는 40여 일을 잡아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지역의 정취를 천천히 즐기려면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빠듯한 일상에 시간을 따로 마련하기 어렵다면 굳이 한 번에 모두 걷지 않아도 좋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구간별로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45코스, 익숙한 속초와 새로이 만나다

넉넉한 마음을 가진 동해는 여름날 많은 이들을 그 품으로 불러 모은다. 동해의 품에서는 내리쬐는 태양도 잠시 쉬어 간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고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해파랑길 45코스. 그중 일부 구간을 걷기로 했다. 45코스는 속초 설악해맞이공원에서 아바이마을을 지나 속초등대전망대, 영랑호, 장사항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총 길이 16.7km. 6시간 정도 걸린다.

아바이마을을 시작점으로 잡았다. 속초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인 아바이마을은 6·25전쟁 이후에 생겨났다. 1·4후퇴 때 피난 온 사람들이 고향과 가까운 속초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인데, 그중에서도 함경도에서 온 나이 든 사람들이 모여 살아 아바이마을로 불리게 되었다.

아바이마을에는 먹어도 먹어도 자꾸만 허기지는 도보 여행자의 배를 든든하게 채울 별미가 가득하다. 생선구이, 아바이순대 등을 맛보다 보면 발걸음이 늦춰질지 모른다.



아바이마을을 더 특색 있게 만드는 것은 ‘갯배’다.

동력을 쓰지 않고 오로지 줄을 끌어 당겨 움직이는 갯배는 오래전부터 속초 시내인 중앙동까지 먼 길을 돌아가는 수고를 덜어준 고마운 존재다. 지금은 다리가 놓여 갯배를 이용하지 않고도 중앙동으로 갈 수 있지만 여전히 마을 사람들은 이 배를 이용해 청호동에서 중앙동으로 건너간다.



고즈넉한 정취를 풍기는 청호해변을 지나 속초항 인근 속초등대전망대에 올랐다.

45코스 중 일부이기도 하지만 속초의 풍광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전망대에 반드시 오르자. 팍팍하고 가파른 계단을 숨 가쁘게 올라야 하지만 전망대에 오르면 속초 일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전망대 꼭대기 층에 오르면 날이 좋을 때는 저 멀리 설악산 대청봉과 울산바위까지 눈에 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바다와 호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도 45코스의 매력이다. 등대해변을 지나 찻길을 건너면 영랑호를 한 바퀴 돌게 된다.

바다와 동무하며 걷다가 어느 틈에 익숙해진 바다 풍경이 지루한 이를 위한 배려인 모양이다. 영랑호 일대는 그야말로 보물 같은 구간.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 영랑이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오랫동안 머물며 풍류를 즐겼던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속초시민들의 자랑이자 산책 코스이기도 한 영랑호 주변 길은 숲이 우거져 곳곳에 새들의 노랫소리가 가득하고 시원한 나무 그늘까지 제공한다. 속초팔경 중 하나인 범바위도 잊지 말고 구경하고 다시 바다로 나서보자.

45코스의 종착지인 장사항에서는 소박한 어촌 그대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른 항구에 비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서는 바나나보트, 요트 등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걷는 것이 조금 지루해졌다면 수상레포츠에 도전해도 좋겠다.



46코스, 동쪽 바다가 길동무하여 주네

해파랑길의 종착지인 10구간, 46코스부터 50코스에 이르는 65.3km의 길은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도 고성에 있다.

45코스와 이어지는 46코스는 장사항을 시작으로 봉포해변, 청간정, 천학정, 능파대를 지나 삼포해변에 이르는 길이다. 해변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소나무 숲과 해안선을 따라 발달한 기암괴석의 절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45코스만 담고 돌아서기엔 고성의 푸른 바다가 아른거렸다. 46코스 중 바닷길을 고집하는 봉포해변과 천진해변 일대를 담기로 했다. 바다를 곁에 두고 오롯이 앞을 향해 나가는 길이지만 길이 품은 풍경은 다양하다.

길옆으로 예쁜 모양을 갖춘 펜션은 물론 동네 주민들의 정겨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천진해변 일대의 집들에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 있어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성군의 매력은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이다. 해변은 맑고 깨끗하기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럽고, 백사장의 모래는 곱디곱다. 봉포해변과 천진해변 일대는 동해의 다른 해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적하다. 덕분에 해변을 가득 채운 인파에 치이지 않고 바다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다리쉼이 필요하면 고운 모래사장에 털썩 앉아 쉬어도 그만이다. 봉포해수욕장은 부채꼴 모양의 해안으로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봉포해변을 지나면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진 정자의 고고한 정취도 근사하지만, 누각에 오르면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이 절경으로 꼽힌다. 해파랑길을 걷는 묘미 중 하나는 해파랑길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식을 찾는 것이다.

나무에 걸려 있는 리본 패널, 가로등에 붙어 있는 고리형 패널, 바닥에 그려놓은 이정표는 길을 알려줄 뿐 아니라 어릴 적 보물찾기하던 추억의 순간을 끄집어낸다.

걷는다는 것은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나를 위로하는 일이며, 나와 화해하는 행위다. 속도전에 등 떠밀려 방향도 없이 살아가는 일상,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아채기는커녕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삶이 조금은 버겁다면 길 위에 서자.

그 길에서 느리게 걷고 조용히 숨 쉬며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알아갈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길 위에 서는 충만함은 어떤가. 그동안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눌 만큼 넉넉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길 위에서 둘은 한층 친밀하고 견고해질지 모를 일이다.



Plus! Travel Tips

해파랑길 걷기 전 준비사항

가볍게 더 가볍게! 장거리를 걸을 때는 무조건 배낭 무게를 줄여야 한다. 혹시 필요할지 몰라 이것저것 넣었다간 걷는 내내 우유부단한 자신에게 푸념과 질책을 늘어놓게 될지 모른다. 여러 날 걷기를 계획한다면 여벌 옷 두세 벌을 준비하고, 자외선차단제, 모자, 충전기 등을 잊지 말고 챙기자.

주식은 곡물류, 간식은 단것으로! 걷기 여행 중 하루 세끼 주식은 지구력을 주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하고, 간식은 에너지로 곧바로 쓰이는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단당류가 알맞다.

장거리 여행 시에는 적당한 시점에 식당이 없을 수 있으므로 두 끼 분량의 비상식(빵, 시리얼바, 에너지젤 등)을 항상 준비하자. 에너지젤은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충전하므로 갑작스럽게 기운이 빠지거나 힘들 때 도움 된다.


묵을 곳

여름철 많은 인파가 모이는 속초는 모텔에서 펜션, 호텔에 이르기까지 묵을 곳이 많다. 해파랑길 46코스 봉포해변과 천진해변 일대에는 크고 작은 펜션이 많은데, 대부분 오션뷰를 선사한다.

프리미엄펜션 모닝하버(010 2123 6139)는 객실 바비큐장, 카페테리아 등을 갖추었다. 해맞이하우스(033 631 2244)는 객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속초에는 설악산 울산바위가 정면으로 보이는 숙소도 있다.

대명설악리조트를 증축, 리뉴얼하면서 새로 지은 델피노 골프 & 리조트(1588 4888)이다. 울산바위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은 C동이다.


먹을 곳

속초는 먹을거리 천국이다. 대포항, 속초항, 장사항 등 포구마다 횟집 촌이 들어서 있다. 신선한 회를 배불리 먹고, 겨울에는 양미리와 도루묵까지 즐길 수 있다.

아바이마을에서는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를 먹어보자. 단천식당(033 632 7828)의 속을 꽉 채운 순대가 별미다. 아바이마을 내 위치한 신다신(033 633 3871)은 50년의 역사를 지닌 음식점이다.

이곳의 가리국밥은 속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북한식 갈비국밥. 맑게 우린 쇠고기 육수에 콩나물, 고사리, 쇠고기를 담고 달걀지단, 파, 양념장을 얹어 내온다. 아바이마을인 청호동에서 갯배를 타고 건너 위치한 중앙동에는 생선구이집이 많다.

88생선구이(033 633 '''8892)는 고등어, 꽁치, 오징어, 가자미, 메로, 새치, 황열갱이 등 11가지 종류의 생선을 숯불에 구워낸다.


가는 길

수도권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로, 미시령로 등을 통하면 속초까지 갈 수 있다. 미시령터널을 지나면 속초까지 바로 갈 수 있지만 풍광을 즐기고자 한다면 터널입구에서 샛길로 빠져 미시령옛길을 이용하면 된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동서울종합터미널이나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자. 모두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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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웨딩21 웨프 http://w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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