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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에세이] N극과 S극의 자기장 커플

웨딩21뉴스_ 2016. 8. 23. 14:04

N극과 S극의 자기장 커플


바야흐로 휴가 시즌이다. 어디로 여행을 떠나야 제대로 스트레스를 해소할까 가슴 설레며 계획을 짜는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남편은 이미 여름 여행 스케줄을 다 잡아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한지 오래다.



Companions ⓒ 카렌홀링워스

마치 사진처럼 보이는 유화 그림 속, 바로 그곳에 서 있는 듯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시원한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커튼과 창가 앞에 나란하게 자리 잡은 두개의 의자가 다정한 느낌을 준다. 그녀의 아트프린팅은 그림닷컴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문의 그림닷컴(1577 7207 www.gurim.com)


올여름 휴가는 캐나다 로키 트레킹이다.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인 레이크루이스를 둘러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북미의 알프스라 불리는 몽트랑블랑의 정상에 올라가고픈 마음에 하루라도 빨리 비행기를 타고 싶어야 이치에 맞다.

그런데 정작 나는 틈만 나면 “나는 안 가면 안 될까”, “당신 혼자 애들 데리고 갔다 와라” 하며 징징댔다. 그럴 만한 것이 세상에, 이번 여행 콘셉트는 ‘대자연 온몸 체험’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누구 좋으라고 대자연 온몸 체험? 그것도 모자라 캠핑카에서 9박10일 동안 먹고 자고 할 예정이란다. 운이 좋으면 곰과 함께 잠을 잘 수도 있다나 뭐라나.

내가 왜 여행을 가서 시커먼 곰 따위와 공간을 나눠 써야 하며, 더욱 어이없는 것은 내가 왜 휴가를 즐기면서 설거지,청소, 빨래를 하냐고.솔직히 고백하건대 15년 동안 살면서 남편과 나의 가장 다른 점 중 하나가 여행 취향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머리를 쥐어뜯는 중이다.

남편은 사내대장부답게(이렇게라도 미화하지 않으면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자연과 원시 문명을 흠뻑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혹여 문명사회의 한가운데인 시티 바캉스를 골랐을지라도 굳이 정글투어, 원시체험 같은 것을 매번 스케줄에 넣어 내 속을 뒤집어놓는다.

나는? 자고로 휴가란 쉬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원래 취지에 걸맞게 안 할 수 있다면 최대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뒹굴뒹굴하며 자다 먹다 놀다 오는 것이 휴가다.

덧붙여 각종 쇼핑거리가 풍부해야 하는 것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미국의 유명한 관계 전문가이자 결혼 중매 업체 ‘쓰리데이룰’을 운영하는 탈리아 골드스타인은 ‘나와 꼭 맞는 연인을 만났다는 신호 4가지’를 소개했는데 그중 첫 번째가 ‘가고 싶은 여행지가 같다’다.

잘 맞는 커플은 비슷한 여행 스타일을 선호한다며 여행이 그 사람의 생활방식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가 다행스럽게 지금껏 별 탈 없이 잘살고 있는 것은 ‘관계의 균형’ 덕이다. 각자의 스타일을 존중해 한 해씩 번갈아가면서 휴가지를 고른다.

그리고 떠난 이상 각자의 스타일에 ‘맞든 아니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누린다. 이번 여행은 어땠냐고? 음, 내년엔 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갈 거니까 괜찮다, 괜찮다, 정말 괜찮다 ……. 참고로 이젠 남편도 꾀가 늘어 여행 중간 중간에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곧잘 끼워 넣는다.

레이크루이스가 보이는 샤또레이크루이스 호텔에서 즐긴 애프터 눈 티는 정말 멋졌다. 유키 구라모토의 ‘레이크루이스’ 연주까지 MP3에 담아주는 정성에 이번 대자연 친화 여행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었고, 행복해졌다. 그래 마지막 기억이 좋으면 다 좋은 거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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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웨딩21 웨프 http://w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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