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네 조상 때부터 흘러온 사랑의 트렌드 ‘연상연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미 진부해진 지 오래다. 사랑도 찾고 미래도 챙기는 속이 꽉 찬 사랑법에 대하여.
얼마 전 피겨퀸 김연아가 결혼 상대를 발표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상대는 팬텀싱어의 주역 ‘포레스텔라’의 멤버 고우림이다. 김연아가 고우림보다 다섯 살 연상이다. 배우 공효진도 그녀보다 열 살 연하인 가수 케빈 오와 10월 결혼 예정 소식을 전했다.
사실 이런 나이 차이의 커플 탄생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 연상연하 유명인 커플이 속속 결혼을 발표하며 다시금 연상연하라는 트렌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연상연하(年上年下). 문자대로라면 나이 많은 사람과 나이 어린 사람의 커플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연상일 때 이 표현을 쓴다.
연상연하의 역사는 조선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안왕후와 정종, 원경왕후와 태종, 소헌왕후와 세종, 인수대비와 의경 세자, 정순왕후와 단종, 장순왕후와 예종 등 적게는 두 살, 많게는 다섯 살 차이 나는 연상연하 커플 왕족이 있었다.
또 구한말이나 일제강점기 무렵까지는 신부의 나이가 많은 일이 흔했다. 70년대에는 꼬마 신랑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3편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흥행했다.
십 대 초중반의 어린 아들을 성숙한 십 대 후반의 소녀와 결혼시켜서 대를 잇고, 출산을 장려하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는 여성에게 경제력이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지 않는 남존여비 사상과도 맞물리는 제도였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이유민 마케팅팀 선임은 연상연하가 대세는 아니라고 한다.
“남성은 대개 본인보다 어린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연상의 여성과 교제하는 이유는 연하의 여성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매력이 있어서라고 합니다. 이때 ‘매력’은 경제적인 이유를 비롯해 정서적 안정감 등 다양합니다.”
사실 남성이 연상을 선호하는 비율은 2021년 22.8%에서 2022년에는 12.7%로 줄었다. 그러나 남녀 모두 연애 혹은 결혼에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꽤 늘었다.
남성은 2020년 31.2%보다 2021년에 42.8%로 증가했고, 여성도 2020년 23.4%보다 2021년에는 39.2%로 늘었다. 이런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남녀 모두에게 둘의 사랑을 이뤄가기에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렸다.
대학교 3학년인 남성 A씨는 세 살 연상의 여자친구와 만난다.
연상 여자친구를 사귀는 것에 관해 물으니 “제 여자친구는 저보다 먼저 대학을 다녔고, 취직도 일찍 했어요. 전반적으로 사회 경험이 저보다 많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학업에 대한 성취와 직장을 선택할 때 다양한 조언을 해주는데, 그런 점에 매우 만족해요”라고 답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23세 B씨의 여자친구도 두 살 연상인데 군인으로 함께 복무 중이다. 같은 직업을 가진 만큼 힘든 일이 생기면 서로 실질적인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연하 남자를 만나는 여성의 심리는 무엇일까?
‘연상이나 또래에서는 못 느꼈던 귀여움’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또 자신이 리드하고 싶은 마음과 일종의 모성애를 느껴서 연하 남성을 좋아한다는 여성도 있다.
영화 <좋아해줘>의 유아인과 이미연도 연상연하 커플이다. 잘나가는 작가 이미연과 더 잘나가는 스타 유아인의 러브스토리가 재미를 줬던 작품이다.
실제 유아인은 몇 년간 인터뷰에서 이상형으로 선배 이미연을 꼽았다. 저돌적인 연하남의 정석을 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영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케이트 윈즐릿과 데이비드 크로스는 가슴 먹먹한 연상연하 커플을 열연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힌 연상연하 커플의 사랑을 그린 <프라임 러브>의 우마 서먼과 브라이언 그린버그의 연기도 일품이다.
연상연하는 2022년 들어 특별히 대두되는 연애 트렌드는 아닐지라도 수많은 남녀가 한 번쯤 생각해보는 판타지적 로맨스임이 틀림없다.
“난 선생이고 넌 제자야”라는 유물 같은 대사가 떠오를 정도로. 그러나 집을 사고,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꿈꾸는 전형적인 결혼관에서 이제 둘만의 생활이 더 중요하거나 혹은 결혼보다는 연애하면서 즐거운 삶을 꿈꾸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상대의 나이보다 중요한 다른 요건들이 대두되고 있다.
연상연하, 실리를 따지면서 동시에 사랑의 환상을 만들어가는 실속파들의 러브스토리라고 명명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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