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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프,웨딩21] 현명한 신부들의 똑똑한 혼수 재테크

웨딩21뉴스_ 2009. 2. 17. 14:29
출처 : 결혼준비 웨프 http://www.wef.co.kr

 

 

국내·외 불안한 경제상황에 따라 모두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때가 됐다. 결혼 문화도 예외는 아니라서 점차 허례허식을 줄인 알뜰형,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 이들에게는 혼수도 재테크인 셈. 혼수비용을 줄여 현명하게 사용한 신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부모님과 함께살며 장기적인 계획 세웠다 _ 결혼 6년차 안정선 (37세, 서울시 은평구)

대학시절부터 캠퍼스 커플로 사귀어온 남편과 나는 결혼 전부터 예식을 올리고 나면 분가하지 않고 시부모님 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내아이들에게 어른을 모시는 예절과 규범을 가르치고, 그 집안의 음식과 생활을 배우고 싶어서였지만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혼수비용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미 결혼한 선배들에게 들은 바로는 굳이 비싼 돈 들여 혼수를 장만해 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면 또 다른 성격의 지출 품목이 생겨 이미 해간 혼수들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기 십상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보니 2~3년 생활하면서 출산 후 보다 실속 있는 물건들을 그때그때 구입해서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다는 계산이 섰다.대학시절부터 근로 장학생과 과외, 학원강사일을 통해 조금씩 예금해 놓았던 것이 복리효과로 이자가 붙어 어느 정도 목돈이 되어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적금까지 합치니 4천만원 정도가 되었다. 여기에서 2천만원은 아버지 사업자금으로 빌려드리고 천5백만원은 시댁의 이사비용에 보탰다. 그리고 나서 당초 계획을 어머님과 상의하고 나니 필요한 것은 김치냉장고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이조차도 따지고 보면 이모님께 결혼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결국 혼수는 수중의 돈을 전혀 들이지 않은 셈. 이를 제외한 결혼 준비에도정말 필요한 사항만을 추려 사용했다. 그래서 지출 목록은 예단 5백만원, 남편 예물시계로 6백만원, 신랑신부 한복비 70만원,양가 어머님 한복 백만원, 웨딩드레스 대여비 및 사진촬영이 2백만원으로 정리됐다.

그리고 남은 지출은 예식장 대금과 신혼 여행경비였는데, 식장 역시 남편 회사 강당을 대여해 출장 뷔페 비용만 지급하였다. 신혼 여행은 남편지인의 여행사를 통해 약 4백만원으로 최고급 푸켓 반얀트리와 방콕을 다녀올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선물비용으로 2백만원을 지출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처음 예산에서 오히려 4백만원 정도가 남아 있었다.혼수비용을 줄여 확보한 금액은 미래를 설계하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결혼 후 재무상황은 미혼이었을 때와는 180도 다르다. 인생 제2막을 위한 소비패턴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인것이다.
 
그래서 단기, 중기, 장기를 아우르는 재무플랜을 설계했다. 우선 남편과 나의 보장보험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으로 준비했고, 결혼식 이듬해 첫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장기적인 아이의 교육자금과 노후자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둘째가 태어날 즈음 좀 더 큰 평수의 집으로 이사하게 됐는데이 때 친정아버지께 빌려드렸던 2천만원에 얼마를 더 지원받아 가구 일체를 구입했다. 몇 년 미뤄두었던 혼수를 그제야 준비하게 된 셈이다. 자금도 결혼 당시보다는 더 여유롭게 가지고 있었고, 결혼 생활을 통해 물건을 보는 안목이 생긴 터라 100년은 더 두고 쓸 정도로 좋은 물건들을 고를 수 있었다.

혼수는 결혼 이벤트에 사용되는 한순간의 소품이 아닌,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 써야하는 삶의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더 신중하고 각자 의미있게 사용하는 것이 어쩌면 삶을 더 풍요롭게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혼수비용 줄여 집 장만에 투자했다_ 결혼 4개월차 신영아 (27세, 서울시 관악구)

남편을 처음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부터 거의10년이라는 연애기간을 통해 오랜 시간 양가 부모님은 물론 집안 어른들과 가족처럼 지내왔다. 그래서인지 올해 초 결혼 이야기가 나올 즈음에는 서로 편안한 관계가 되어 거리낌 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모든 준비사항을 시어머님과 상의했고, 가능하면 혼수를 줄이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통일 했다. 그렇게 절약한 비용은 집을 마련하는데 모두 보태기로했다. 괜한 허례허식으로 불필요한 지출은 없애고 보다 장기적인 삶의 질을 생각한 것이다. 그 첫번째가 예물이었다.
 
사실 전부터 여느 신부들과는 달리 다이아몬드다 뭐다 하는 사치품목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평소 예물은 그대로‘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정성’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였을까. 다행히 남편 역시 내 생각과 일치했다.

그래서 결국 어머님께 간소하게 목걸이, 귀걸이, 팔찌의 한 세트만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80만원의 견적을 받았다. 어머님은 얼마의 금액을 주시며 순금반지를 추가로 구성하길 원하셨다.
 
딸처럼 아껴주시는 그 마음은 감사했지만 다른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 돈은 집을 마련하는데 보태기로 했다. 반지는 친정어머니께서 모아두신 금 20돈 중 10돈으로 남편의 팔찌를 구입했고 남은 돈으로는 커플링을 하기로 했다.

예단은 3백만원을 설정해 진행했는데 남자 한복은 거의 입을 일이 없다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한복점에서 빌려 사용하기로 했다.신혼집은 전세로 남편이 준비했는데, 주인집이 공사를 해줄경우 금액이 높아진다는 말을 듣고 살면서 조금씩 고쳐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신경도 쓰이고 번거로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 준비 틈틈이 신혼집을 꾸며가는 재미에 오히려 남편과의 정이 더 돈독해졌다. 집을 꾸리는 물품은 이모님의 원조로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다. 이 역시 어머님과 상의해 냉장고를 사기로 결정하고 가스레인지, 세탁기, 전자레인지등 가전제품을 함께 구성했다.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푸켓과 제주도 두 군데 중에 고민했었는데 국내지만 한번도 가 보지 못한 이유도 있고 편하겠다는 생각에선 택하게 됐다. 여행은 관련업에 종사하는 친구를 통해 좀 더 저렴한 금액에 고급호텔에서 머물 수 있었다. 자유여행으로 불 필요한 비용을 줄인 것은 물론이다.
 
모든 예식이 끝나고 총예산과 지출 등을 계산을 해보니, 약 8백만원 정도가 남아있었다. 이 돈은 나중에 집을 장만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당초 예산 설정도 기본적인 것으로만 최소화한 것이었는데, 선물의 활용과 지인의 도움을 통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남길 수 있었다.

더불어 집을 준비하는데 투자했다는 장기적인 재테크까지. 결혼이란 본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것에 전제한다.그렇게 보면 혼수로 장기적인 삶의 질에 투자한 우리의 결정이옳았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아기자기한 준비과정으로 더욱 기억에 남는 한때가 되었으니 말이다

포토그래퍼 이재원

 

 

결혼전문지 月刊 Weddi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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