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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프,웨딩21] Neoclassic 라헬이명은웨딩 디자이너 이명은

웨딩21뉴스_ 2009. 3. 19. 11:10

출처 : 결혼준비 웨프 http://www.wef.co.kr

 

디자이너를 시인에 비유한다면 이명은은 옷으로 시를 짓는 현대판 보헤미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 야곱은 라헬의 아버지라반에게17년간 무료로 봉사를해서 결혼을 성사시킨다. 그렇게 야곱의 아내가 된 라헬은 눈이 총명한 여자로 성경에서 남편에게 가장 사랑받는 신부로 설명된다.

 
야곱과 라헬이 결혼을 준비하는 대목을 읽은 후 디자이너 이명은의 머리 속에는 라헬이 자꾸만 맴돌아 그 자신의 드레스에 라헬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올해 3월이 라헬이명은이 탄생한지 꼭 10년 되는 해다. 라헬이 명은은 크리에이티브 감성의 네오클래식을 표방한다. 이런 그의 컨셉트는 최근 수년간 메인 트렌드와 맞닿아 있었기 때문에 웨딩드레스계의 모즈로 자리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도 오픈 초 3년 동안은 말 그대로 생고생을 했다고. 당시 트렌드는 프린세스 풍의 화려한 실루엣과 디테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장은 모던하고 심플한 그의 컨셉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유행은 어떻든 처음 정립했던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느낌을 믿기도 했다. 곧 우리나라에 도미니멀 하면서도 섬세한 트렌드의 바람이 불어오리라는 예측 말이다.

I’m a Workerholic

이명은 원장은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내셔널 브랜드들의 론칭 멤버를 거쳐 온 실력파이자 중앙디자인 컨테스트에 2번 입상했던 수재다. 그래서인지 그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고 캐치하는 속도가 남다르다.
 
기성복 디자이너로 세련된 오피스룩을 디자인해오던 그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여성복 브랜드에서 문득 들었던 생각은 ‘기성복 정장의 심플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웨딩드레스에 표현해보면 어떨까?’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구체화했던 것이 99년도였던 것으로 통속적인 웨딩드레스의 틀을 깨고 ‘이명은이라서 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기존의 무드를 바꿔보자’는 단단한 야심을 갖고 뛰어들었다. 그리고숍을 오픈한 뒤 10년 동안 딱 한 달 쉬어 봤을 정도로 일에 매진해 왔다. 그에게는 쉬는 기간이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살아 있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가질 정도였으니, 심지어는 만삭에도 일을 했다며 웃어버린다.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항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웨딩드레스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도대체 무얼 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고.

여느 사람들이 그러하듯 영화나 명화 속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는 보통 주위 사람이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에서 살아 있는 아이디어를 발견한다.그래서 시즌 아웃때 뉴욕이나 도쿄, 오사카 등지를 여행하면서 가장 트렌디한 쇼핑 지는 꼭 들러서 시장조사를 하는 편이라고.

자신을 스스로 일중독자라 얘기하는 사람은 몇 안된다. 자신을 워커홀릭이라 설명하는 이명은 원장은 그만큼 자신의 일을 긍정하고 그에 열정을 부어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어찌 보면 보증수표와 같은 얘기 아닐까?

 

 

 

 

1, 5 이명은 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화보 컷. 5,6년 전 이 화보를 찍을 때만 해도 웨딩화보에 아직은 재킷이나 선글라스 같은 기성복이나 볼드한 액세서리를 매치시키지 않을 시기였다.자연스러운 연출이 당시 파격적인 느낌으로 신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2 장미모티프와 트레인에 소프트한 실크의 장점이 살아있는 로맨틱 드레스. 레트로 무드가 매력적이다.
3 18년 정도 된 시계. 여성복 디자이너를 시작하면서 뉴욕에서 구입했던 것으로 항상 간직하고 있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소품이다.

4 1850년부터 1900년 초까지의 실제 신랑신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으로 9년 전 뉴욕의 어느 벼룩시장에서 발견했다. 처음 시장조사를 갔을 때 구입했던 그가 매우 아끼는 사진들.

6 신부의 소품들로 직접 제작한 장갑과 코사지,일본에서 구입했던 모자. 7 마이애이 베이사이드에서 구입한 방명록. 신부들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심플함이 섬세함을 압도하다

그는 커스텀 내셔널, 알렉산더 맥퀸, 림 아크라를 좋아하지만 누구보다 도톰포드의 팬이다 ‘. 구찌는 톰포드 이전의 구찌와 톰포드 이후의 구찌로 구분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브랜드를 명품으로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니 그 역량과 영향력에 매료될 만하지 않느냐며 학생 때부터 그가 스타일 아이콘이었다고 말한다. 이명은의 디자인 모토와도 같은 ‘심플하지만 섬세함을 압도해야 한다’는 말을 했던 사람도 바로 톰포드.

미니멀 레트로 드레스

올해는 레트로 풍이 대중적인 강세라 기성복에서 풍성한 소매와 입체적인 패턴의 프릴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웨딩드레스의 트렌드와 주기도 기성복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미니멀한 요소를 복고 무드와 적절히 접목하는 것이 올해 디자인 방향이라고 한다. 큰 리본이나 입체적인 장미를 포인트로 사용하거나 드레이프를 언밸런스하게 적용하는 등 복잡하지 않은 디테일을 이용할 예정이다.

 


 


1 드레스 패턴을 제작 중인 이명은 원장의 작업 공간.
2 보디에 상체를 드레이핑하고 있는 원장의 모습.
3, 4 최근 새로운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라헬이명은웨딩. 새보금자리의 로고와 드레스룸의 모습.

1mm에 관대한 웨딩드레스가 놀랍다

이명은 원장은 트렌드 분석을 할 때, 웨딩드레스 브랜드에서 제안하는 트렌드보다도 기성복 브랜드들의 컬렉션을 많이 참조하는 편이다. 대중들의 패션 안에 웨딩드레스트렌드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컬렉션지와 잡지를 꼭 챙겨보기도 한다.

 
십년 전의 신부들과 요즘 신부들의 큰 차이점이 있다면 요즘 신부들은 자신이 입고 싶어하는 스타일을 뚜렷하게 내세운다는 점이다. 오픈 초기에는 3년 동안 풍성한드레스만 찾는 신부들에게 심플한 머메이드 라인에 대해 설명해야 했고 30분은 트렌드 제안을 해줘야 했다.
 
그는 디자인의 핵심을 실루엣이라고 본다. 아주 작은 치수 차이 하나로 전체의 실루엣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생각했을 때, 1mm의 오차라도 자신의 드레스에 관대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했다.


10년간 가장 잊지 못할 기억

작년과 4년전 무료결혼식에 참여했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외국인과 장애우의 결혼식으로 구청에서 결혼 전반에 대해 지원을 해주고 드레스 숍에서 웨딩드레스를 협찬하는 의미있는 이벤트였다. 이때 장애우 부부의 결혼식을 진행하면서 많이 울었다. 그들에게는 누구에게 보다도 꿈의 드레스가 아닌가.

신부의 휠체어를 끌고 입장하는 신랑의 모습을 보니 그는 그들의 꿈에 비해 성의없게 디자인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더욱 책임감 있게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는 계속적으로 연말무료결혼식에 참여해 의미있는 시간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신부들은 프로 노비아 등 해외브랜드에 눈에 익어서 머메이드 라인에 굉장히 관대해진 편이다. 10년 전 명품 브랜드들이 수입되면서 내셔널 브랜드들이 무너졌듯 해외 드레스 숍 때문에 국내의 기라성들이 무너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추세라면 10년 뒤에는 드레스 편집매장이 많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멀티숍을 선호하는 문화가 웨딩에도 자연스레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입 드레스 숍들도 많이 생길 추세이기 때문에 웨딩 사이클에 민감해지고 긴장하고 시장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리고 개개 신부의 성향이 분명하기 때문에 브랜드가치와 디자인 가치를 내세운 단골 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기성복에 비유하자면 자라, H&M, 유니클로와 같은 중 가정도의 저렴한 웨딩드레스가 물밀듯이 들어오는 상황에 대비해 세컨드 브랜드에 대한 계획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시기일 것이다. 끝으로 이명은 원장은 10년 후에는 뉴욕에서 웨딩숍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며 호주와 뉴욕에 2호점과 3호점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고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포토그래퍼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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