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예절/웨딩정보

[웨딩에세이] 따뜻한 말 한마디

웨딩21뉴스_ 2016. 5. 11. 15:46

따뜻한 말 한마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는 말이 있다. 학술 용어로는 초깃값의 미세한 차이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하지만, 보통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예사치 않게 커다란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에 쓰인다.



Tribute to Frida Kahlo collection ⓒ Jean Paul Gaultier

아시아 최초이자 월드 투어의 마지막을 장식할 명불허전 프로젝트가 DDP에 상륙했다.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를 담아낸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폴고티에전>은 단순히 한 패션디자이너의 회고전이 아니다.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예술전시로 6월 30일까지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된다.문의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www.Superseries.kr


사실 이딴 학술 용어를 굳이 들먹거리지 않아도 우리는 일상에서 ‘훨훨 날아다니는’ 놀라운 나비효과를 종종 마주하게 된다.바빠 죽겠는 아침 출근 직전, 남편이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속옷들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기어이 한마디 던진다.

“당신 눈엔 빨래통 안 보여? 우리 정리 좀 하고 살자!” 곱지 않은 말에 돌아오는 말이 고울 리 없다. “당신은 근데 왜 짜증을 내?” “내가 언제?!” 별거 아닌 걸로 아침부터 성질을 낸 탓에 하루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나비효과가 이처럼 나쁜 경우에만 쓰이는 건 아니다.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에서 토리 퀸이라는 여성이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에서 햄버거 하나를 주문하면서 뒷사람의 음식값까지 함께 지불했다. 그저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이란다.

그녀의 이 작은 친절은 예상치 못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계산대 점원이 다음 손님에게“앞 손님이 당신의 햄버거 값을 지불했다”고 말하자 그 말을 들은 손님은 묘한 감동과 행복감을 느끼면서 자기도 다음 사람에게 같은 친절을 베풀기로 한다.

이 작은 친절의 불씨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가 받았으니 나도 뒷 사람의 햄버거 값을 내겠다’는 사랑의 행렬은 무려 250명의 햄버거 릴레이로 이어졌다. 이 소식이 매스컴에 보도된 것을 보고 가장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첫 주자 토리 퀸이었다.

작은 사랑의 나비효과가 이렇게까지 큰 파장을 일으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거다. 어찌나 사랑스러운 결말인지.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자 최고의 성공자인 스티븐 잡스가 죽기 전 병상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 생각난다.“신은 우리에게 부가 가져오는 환상이 아니라 만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감각들을 선사했다. 가족 간의 사랑을 소중히 여겨라.

배우자를 사랑해라. 친구들을 사랑해라. 너 자신을 소중히 다뤄라.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이 순간부터라도 사랑의 나비효과를 일으키도록 노력해야겠다. 1의 짜증이 100의 짜증이 되어 돌아오는 것보다는 1의 사랑이 100의 사랑이 되어 돌아오는 결말이 훨씬 더 아름답지 않은가.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뱀이 허물을 벗듯 속옷들을 곱게 벗어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남긴 남편에게 나는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당신은 전생에 뱀이었나 봐. 이건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 아냐.” 허를 찔린 남편은 움찔하는 모양새다.

사랑의 힘 덕분인지 속옷들을 담방담방 주워 빨래통에 담았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했다. 사랑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내 사람과 나를 바꾸는 나비효과임이 분명하다.


writer 유아정
아내 경력 15년, 기자 경력 18년의 프로 워킹맘이자 《그 여자의 출근 공식》이라는 책을 써낸 작가다. 최근 바다 건너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둥지를 틀고 제2의 신혼을 즐기는 중.


월간웨딩21 편집부<news@wef.co.kr>

--> 기사 자세히 보기 http://goo.gl/xlB46G
출처 : 월간웨딩21 웨프 http://wef.co.kr

저작권자ⓒ뉴스&매거진 (주)온포스, 본 기사의 비승인 복제, 전송, 무단 전재, 재가공 등을 금하며 위반시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