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예술이 된 인생, 자연 속에 펼치다. 복합문화공간, 라드라비(L’art de la vie)

대한민국 1세대 헤어 아티스트, 아니 그보다 ‘미용사’라는 타이틀을 더 좋아하는 이상일 작가가 여주에 새로운 공간을 오픈했다.

평생을 쌓아온 인생을 차곡차곡 펼쳐낸 곳. 소나기 내리는 어느 여름날, 이천 모가면 서경리의 야산 계곡을 품은 복합문화공간 라드라비(L’art de la vie)를 찾아갔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자신이 헤어 아티스트로 활동할 당시의 모습을 직접 디자인해 만든 조형물 앞에서 스 케치한 초안을 설명 중인 이상일 작가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오래된 나무처럼 보이도록 들기름을 여러 번 바르고 소품들을 일일이 배치해 만든 한옥 스테이 공간 앞에서의 이상일 작가

▶ “인생 뭐 별거 있어요? 삶 자체가 예술인걸.”

화려한 인생이었다.

프랑스 국립 미용학교와 영국 런던 비달사순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국내 첫 헤어 부티크 ‘헤어뉴스’ 명동점을 오픈한 후 장미희, 이보희 등 국내 최고 여배우들을 비롯해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책임지며 화려한 연예계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그는 헤어 아티스트 일을 그만두기 몇 년 전, 펜슬 드로잉 아티스트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비로소 여유로운 삶을 찾은 어느 날, 아내와 와인 잔을 기울이다 나눈 대화 속에서 오늘의 ‘라드라비’가 처음 윤곽을 잡았다. 

‘사는 게 뭐지?, 인생이 뭐지?’ 툭 던진 질문에 아내가 답한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말이 실마리가 되어 오늘의 복합 문화 공간 라드라비를 만들게 된 것.

그는 평생 해온 일, 그리고 꿈과 감성, 여행의 영감을 비롯한 그의 삶 자체를 건축 디자이너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이천 자연 속에 오롯이 펼쳐냈다.

스케치를 그리고 목수들과 함께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 완성한 공간.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는 모습, 야산 계곡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둔 모양새가 인상 깊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면 마국산을 마주보는 멀티플렉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작은 자연 계곡을 그대로 살려 둔 것이 라드라비 건축 설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한 폭의 그림같은 마국산 전경을 감상하는 프레스 행사 참가자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오래된 나무처럼 보이도록 이상일 작가가 들기름을 여러 번 바르고 소품들을 일일이 배치해 만든 한옥 스테이 공간

▶ 미술관, 레스토랑, 한옥스테이까지 갖춘 거대한 뮤지엄

35년간 헤어 아티스트로서 고객들에게 받았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을 본디 이 산자락의 주인이었던 흙과 바위, 나무를 존중하고 고스란히 살린 채 형상화해 담은 공간이 라드라비다.

처음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건 거의 손대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작은 돌산 계곡, 그리고 계단을 따라 마주하는 거대한 산수화 같은 마국산의 풍경이다.

창밖으로 깊은 산세가 보이는 멀티플렉스 공간에는 마국산을 마주한 벽면에 이상일 작가의 펜슬 드로잉 작품 ‘뻥 뚫린 산하’가 걸려있다.

이리저리 길이 뚫린 것이 상처 입은 것 같다는 작가의 생각이 반영된 그림과 함께 20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대형 항아리에는 들꽃이나 채소를 쌓아 현대적인 조형 작품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서는 어디에서도 연출할 수 없는 자연과 함께하는 프라이빗 웨딩, 워크숍, 파티가 가능하다. 

멀티플렉스 뒤쪽 언덕배기에는 태초부터 그 자리를 지켰던 것처럼 보이는 한옥 서경루를 비롯해 세 채의 한옥이 자리해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 신경 쓴 것이 너무도 분명해, 사람은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산자락을 따라 들꽃들과 어울리게 가꾼 듯 안 가꾼 듯 심어둔 꽃나무들이 마음에 평온을 안겨주는 길을 따라 걸어본다.

마치 고택처럼 보이는 한옥들은 일부러 세월을 머금은 것처럼 보이도록 이상일 작가가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들기름을 먹인 나무를 사용해 지었다. 곳곳에 놓은 요강이며 댓돌 같은 전통 생활소품들이 소박하지만 멋스럽게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곳이다.

작은 한옥 창문 하나하나가 액자처럼 사계절 다른 자연을 담아낼 터다. 미리 떠난 부모님의 넋이 가끔 들러 노닐다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공들인 공간. 있지도 않은 시골 고향 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해진다.

한옥 스테이를 할 때는 마국산이 보이는 툇마루와 정원에 앉아 라드라비가 제공하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고작 두 군데 공간만 봤는데도 충분히 라드라비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압구정, 청담, 신사, 잠원, 서초, 삼성, 덕소, 팔당 등 부부가 살아온 지역 이름을 타이틀로 한 각각의 별채 숙소는 부부가 사랑했던 그때 그 시절의 인테리어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했다. 

트렌드의 최첨단을 살았던 그의 삶을 그대로 담아, 당시에는 국내에서 생경하기만 했던 필립 스탁 같은 디자이너의 인테리어 소품들이 조화롭게 연출되어 있다.

누군가의 ‘진짜 삶’이 묻어 있는 공간이라 처음 들어가서도 편안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프레스행사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프레스행사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프레스행사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프레스행사

사진 : 라드라비(L’art de la vie), 프레스행사

②편에 계속...

▶ 라드라비(L’art de la vie) https://lartdelavi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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