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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프,예단] 함은 감사의 예와 사랑을 의미한다.

웨딩21뉴스_ 2007. 8. 13. 15:22
결혼을 위한 정성,
함(函)

함은 감사의 예와 사랑을 의미한다. 함은 예식의 절차이기 이전에 정감 있고 온기가 느껴지는 우리네 전통미이다. 예식 문화는 서양식으로 변했지만 전통적인 함 보내기 절차는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시부모님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함에 대한 이야기.
함 속엔 무엇이 들어 있나?
고대에 소중한 물건을 전하던 함이 조선시대에는 혼인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납폐가 되었다. 가치 있는 물건과 함께 상징적인 의미의 물건도 함께 넣는다는 함, 그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물론 신부는 함을 받는 입장이기에 고이 주는 정성 어여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그 의미를 알고 받으면 함을 여는 재미가 더해질 터.
채단
채단은 신부에게 주는 청홍 옷감을 말한다. 채단은 청단과 홍단으로 준비하며 청색 치맛감은 홍색 종이에 싸서 청색 명주실로 묶고, 홍색 치맛감은 청색 종이에 싸서 홍색 명주실로 묶는데 이는 음양의 조화를 의미한다.
 
명주실로 묶을 때에도 신랑, 신부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인생이 술술 풀린다는 의미로 매듭을 짓지 않고 한 번에 풀 수 있게 동심결로 맨다.
 
지방에 따라서는 신부 집에서 손으로 함 속을 더듬어 손에 잡히는 채단으로 신부의 앞날을 점치기도 하였는데 청색 종이에 싸인 홍단을 꺼내면 아들을 낳는다는 옛말도 있다.



오방주머니
오방주머니는 우리나라 고유의 상서로운 색에서 기인했다.
 
분홍색 주머니는 자손의 번창을 의미하는 목화씨를 담아 서북쪽에, 팥을 넣은 붉은색 주머니는 서남쪽에, 며느리의 고운 심성을 바라는 노란색 주머니는 노란 콩을 넣어 중앙에, 파란색 주머니는 부부가 백년해로하기를 바라며 찹쌀을 넣어 동북쪽에 놓고, 부부의 장래에 좋은 일들만 생기기를 기원하는 향나무는 동남쪽에 놓는다.
 
주의할 점은 각 주머니의 내용물을 홀수로 넣어야 한다는 것.







혼서지
‘예쁘게 키운 귀한 딸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으로 신랑의 아버지, 즉 집안에서 제일 높은 남자 어른이 직접 쓴 혼서지는 신부가 매우 귀하게 생각해야 할 시부모님의 정성이다.
 
요즘에는 직접 쓰기보다 붓글씨를 잘 쓰는 친척 또는 서예학원에 의뢰하거나 한복을 맞추면서 한복숍에서 준비해 주기도 한다.















원앙 세트
원앙의 수컷은 암컷을 지키기 위해 암컷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원앙은 새색시처럼 아름답고 일생 동안 암수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혼례 때에는 언제나 원앙처럼 사랑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원래는 함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이런 의미로 함께 넣어 보낸다.


손거울
빛나는 거울처럼 앞날을 환히 밝히라는 의미로 손거울을 넣어주기도 한다. 마치 요즘 수험생들에게 시험 보기 전 엿이나 휴지, 포크 등을 주는 의미와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함을 보내고 받는 전통 예절

신랑 집에서는 정성을 담아 봉치떡을 찐 후 시루째 소반 위에 놓고 그 위에 혼수함을 올려놓았다가 함진아비가 신부 집으로 가지고 가게 했다. 함진아비는 대개 아들을 낳고 금실 좋은 사람으로 선정했으며 도중에 함을 내려놓지 않고 신부 집까지 가야 했다.

신부 집에서는 함진아비가 오는 시간에 맞춰 봉치떡을 준비해 놓고 함진아비 일행이 오면 함을 그 위에 올려놓은 뒤 답례로 그들을 후하게 대접한다. 혼주는 함에서 혼서지를 꺼내 읽어본다. 찹쌀에 팥고물을 넣고 가운데 대추와 밤을 박아 만든 봉치떡의 대추와 밤은 따로 떼어놓았다가 혼인 전날 신부가 먹도록 하는데 이는 아들을 낳기를 기원하는 풍속에서 유래되었다.
 

함에 대한 궁금증
함진아비는 오징어를 왜 얼굴에 쓰는지, 왜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며 신부 집에 가는지 등등, 함과 관련된 다양한 의미들을 알아보자.


- 어떤 함을 써야 할까?
예를 갖춰 예물과 함께 보내므로 비싸고 좋은 함이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에 오동나무 함을 제일로 여겼지만 오동나무 함이 귀해 근래에는 은행나무 함이나 한지에 색색의 물을 들인 지함, 원앙과 연꽃, 십장생 등의 자수가 놓인 함 등을 이용한다. 최근에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게 신혼여행용 트렁크에 넣어 보내기도 한다.

- 함진아비는 어떻게 선정하는가?
함을 신부 집으로 보낼 때 요즘은 신랑 친구들이 여러 명 가는 것이 관례가 되었지만 전통적으로는 남자 쪽 집안에서 혼주의 자제(신랑의 형제) 또는 함진아비, 종자(머슴) 등이 함께했다. 오늘날 함을 들일 때는 신랑 아버지의 명을 받은 신랑의 형제나 친척 어른이 동행하고 친구들이 함진아비와 종자 역을 대행하면 합당하다.

- 함값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
옛날에는 함을 메고 온 머슴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약간의 수고비를 쥐어줬는데 오늘날 이것이 잘못 전해져 함을 판다며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폐풍이 생겨났다. 요즘의 함값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1백만원까지도 받지만 함을 가지고 온 사람에게 주는 수고비의 개념이므로 너무 많이 주는 것은 허례허식이 될 수 있다.

- 함진아비가 오징어를 쓰는 이유는?
예전에는 지방에 따라 잡귀를 막는다는 의미로 함진아비의 얼굴을 숯으로 까맣게 칠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주술적인 의미는 사라지고 함진아비의 신분을 감추고 더욱 익살스러운 행동을 하고자 오징어로 얼굴을 가리게 되었다.

- 함을 들일 때의 분위기는?
신부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는 경사스러운 일을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의미로 함진아비와 그 일행이 큰 소리로 ‘함 사세요’라고 외치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문화라 지나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애교로 이해해 준다. 하지만 너무 시끄럽고 좁은 골목이나 아파트 단지에서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이면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30분 정도 흥을 돋운 후 함을 들이는 것이 적당하다. 실제로 함을 들이던 중 주민의 신고로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것.

- 함을 저녁 때 받는 이유는?
함은 주로 결혼식 일주일 전 저녁에 들인다. 음양이 교차하는 시간으로, 해가 진 뒤 함진아비가 청사초롱을 밝히면서 신부 집으로 들어오는 것 자체가 음양의 화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달라지고 있는 함 문화
신세대 커플은 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퇴색된 문화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동나무 함이 여행용 트렁크로 바뀌었든, 신랑이 함을 지고 가든 그 모든 것의 본질을 잊지 않고 함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많은 친구들의 축복 속에 결혼한 A양은 함을 받는 날의 감동을 자신의 블로그에 고스란히 올려놓아 짝이 없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함을 받고 난 후 예물을 보고 ‘이렇게 결혼해야 하나’하며 울음을 터트린 신부도 있다는데, A양의 경우 축복을 받으며 기분 좋게 결혼에 골인했다. 곱게 싸인 함 속의 혼서지와 오방주머니를 보고 가슴이 찡했다니 현대 문물만 접하던 그녀에겐 결혼 자체가 감동이었던 듯. 이보다 더 그녀를 감동시킨 것은 시부모님이 자필로 쓴 따뜻한 편지와 함께 도착한 깜짝 선물. 새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두 권의 책과 신혼여행 경비 용도로 넣으신 지갑 속의 두툼한 신권들이 그것.

시대가 변하면서 값비싼 예물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불협화음 등으로 인해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식장을 들어서기도 하지만 부모님의 능력을 행복의 잣대로 삼지 말고 믿음의 깊이와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린다면 행복한 결혼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 여행 가방
요즘은 함을 보낼 때 여행 가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시대에 맞게 문화도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는 실용성을 강조한 합리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단 전통의 격식을 잃지 않으면서 예와 정성을 전해야 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야 한다.
- 신랑이 함진아비
결혼준비와 바쁜 일상으로 함을 팔러 갈 시간이 없고, 함진아비를 하겠다는 친구가 없어서라는 이유보다 간소하게 함을 들이기 위해, 신랑이 직접 함을 메고 신부 집에 가는 경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실 소란스러운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 방법이 편할 수 있다. 어차피 혼자서 함을 들고 찾아가는 것이니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예를 갖춰 성심 성의껏 준비해 가면 된다.

- 정장, 화장품, 백
전통적으로 함 속에는 혼서지와 채단, 오방주머니 등과 함께 둘이 영원히 함께하라는 의미로 쌍가락지를 넣어 보냈다. 현대에 와서는 신부나 신부 어머니를 위해 화장품 세트, 정장, 백, 그리고 쌍가락지 대신 실용적인 주얼리를 함께 보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장소 협찬|황금침선(542-6051) 제품 협찬|디아망(514-9270), 리모와(546-3920)
스위스 퍼펙션(555-5152), 샤넬(3708-2700) 사진|박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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