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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프,예단] 부부 백년의 서약. 전통혼례(傳統婚禮)

웨딩21뉴스_ 2007. 8. 13. 15:24
부부 백년의 서약
전통혼례(傳統婚禮)

만복의 근원인 집안의 경사로서 음양의 조화를 상징함과 동시에 신랑, 신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혼인. 하지만 요즘의 혼인은 겉치레와 편리성에서만 치중한 나머지 혼례 본연의 의미를 새기는 데는 소홀해지고 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의식을 좀더 가치 있게 치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 고유의 전통혼례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전통혼례의 유래와 변천
예로부터 혼례는 남녀가 만나 위로는 조상의 제사를 지내고 아래로는 자손을 후세에 전속시켜 조상의 대를 끊기지 않게 하는 큰 의식이기 때문에 인륜지대사라고 했다. 따라서 혼례에는 엄숙한 의식이 따르게 마련이다. 원래 혼인의 혼(婚)자는 혼(昏)에서 유래한 것으로 혼례는 어두울 때 행하는것이 예로 되어 있다. <대대례>라는 책에 보면 관혼은 사람의 시작이라 했다. 혼인은 곧 인륜의 시초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혼인제도의 변천을 살펴보면 부여에서는 일부일처제였고, 옥저에서는 돈을 받고 혼인하는 매매결혼이 행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고구려에서는 신부의 집 뒤뜰에 서옥이라는 조그만 집을 짓고 사위가 거처하다가 자식을 낳아 큰 다음에야 비로소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한다. 이는 모계 씨족시대의 유풍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유교의 가르침에 의한 혼례가 유가의 예문에 따라 행해졌다.그 후 서구의 문화가 들어오면서 신식 혼례가 일반화되었는데, 전통적인 의식을 답습하는 혼례라 하더라도 많이 간소화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전통혼례의 절차
전통혼례는 서로의 의사를 타진하는 의혼, 혼인 날짜를 정하는 납채, 예물을 보내는 납폐, 혼례식을 올리는 친영의 네 가지 의례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일반 서민층에서 일종의 의례 표준으로 삼기만 할 뿐 실제로는 이를 갖추지 못하고 혼담이 이루어지면서 보통 사주를 보내고 연길을 청해 혼례식을 치르는 방식으로 행해진다.


의혼(議婚)
신랑집과 신부집이 서로 혼사를 의논하는 절차이다. 가문과 가풍을 중시한 한국의 전통혼례에서는 보통 중매인을 세우는데 먼저 양가에서 사람을 보내 상대편의 가문, 학식, 인품 등을 조사하고 신랑, 신부의 궁합을 본 다음 허혼 여부를 결정했다. 대개 신랑집의 청혼 편지에 신부집이 허혼 편지를 보냄으로써 의혼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양가 부모들만이 신랑, 신부의 선을 보고 당사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데 보통 초례 날 살짝 상대방의 얼굴을 훔쳐보거나 그나마 부끄러워 얼굴도 못보고 첫날밤을 치르는 게 다반사이다.


납채(納采)
혼약이 이루어져 사주를 보내고 연길(涓吉)을 청하는 절차이다. 신부집에서 허혼 편지나 전갈이 오면 신랑집에서는 신랑의 사주와 납채문을 써서 홍색 보자기에 싸 보낸다. 보통 사주를 보낼 때 신랑집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신부집으로 보낼 편지를 받들고 사당에 고하는데 신부집 역시 주인이 의관을 정제하고 나와 편지를 소반 위에 공손히 받은 다음 역시 사당에 고한다. 이후 신부집에서는 신랑, 신부의 운세를 가늠해보고 결혼식 날짜를 택하여 신랑 측에 통지하는데 이것을 연길이라 한다. 답장을 받은 신랑집 주인은 이를 사당에 고한다.


납폐(納弊)
연길과 의제장을 보내는 절차가 끝난 뒤, 신랑집에서는 보통 결혼식 전날 신부용 혼수와 혼서 및 물목을 넣은 혼수함을 보낸다. 이것을 납폐라 하는데 혼서는 신부에게 무척 소중한 것으로 일부종사의 의미로 일생 동안 간직하였다가 죽을 때 관 속에 넣어 가지고 간다.

혼수함을 보낼 때는 신랑집에서 봉치떡을 정성껏 찐 다음, 시루째 마루 위에 있는 소반에 갖다 놓고 그 위에 혼수함을 올려놓았다가 가게 한다. 함을 가지고 가는 이를 함진아비라 하는데 함진아비는 아들을 낳고 내외간의 금실이 좋은 사람을 선정한다. 함진아비가 함을 지고 서너 사람의 인도하에 신부집에 도착하면 신부집은 대청마루에 상을 놓고 그 위에 홍색 보자기를 깐 뒤 봉치떡 시루를 올려놓고 함을 받는다. 함진아비 일행에게는 옷감과 돈을 준 뒤 후하게 대접한다.


친영(親迎)
납폐 이튿날 오늘날의 결혼식을 의미하는 친영이 있으니‘장가간다’는 말의 원형이요, 우리가 잘 아는 초례청의 모습이기도 하다. 초례청은 엄숙하고 단아하지만 동시에 정겨운 덕담과 농이 오가면서 참석자 모두가 즐거운 흥이 넘치는 자리이다. 친영에도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의 순서가 있는데 신랑이 기럭아비와 함께 신부집에 도착하여 기러기를 드리는 예를 전안례라고 한다. 옛날에는 산 기러기로 예를 행하였으나 근래에 와서는 나무 기러기를 대신 사용한다. 기러기는 한번 연을 맺으면 짝의 연분을 지킨다 하여 신랑이 백년해로 서약의 징표로 신부의 어머니에게 드린다.

이처럼 전안례가 끝나면 신랑과 신부는 처음으로 상대방을 상견하게 된다. 상견이 끝난 후 신랑과 신부는 서로에게 절을 올리는데 전통혼례에서 신랑, 신부가 절을 주고받는 행위는 그 자체의 의미가 크다. 인사로서의 절은 받거나 드리는 것이 전부이나 혼례에서는 신랑, 신부가 차례로 절을 주고받는다. 남편이 부인에게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전래의 예절인데 전통 혼례식에서 주고받는 절은 주례의 질문에 응답을 하는 신식 결혼과는 달리 몸으로 예를 표하는 깊은 뜻이 있다.

마지막으로 신랑, 신부가 술잔과 표주박에 술을 부어 마시는 의례인 합근례를 치른다. 처음 술잔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로서의 인연을 맺는 것을 의미하며, 표주박으로 마시는 술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 반으로 쪼개진 표주박은 그 짝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으며 둘이 합쳐짐으로써 온전한 하나를 이룬다는 데서 유래한다.

친영 후에는 일정 기간 신부집에서 머무는데 이 기간은 며칠이 되거나 몇 달이 되기도 하고 일년이 넘기도 한다. 후에 드디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시댁으로 가게 되는데 이것이‘우귀(于歸)’다. 말 그대로 신부가 완전히 시댁 식구가 되는 날로‘시집간다’는 말은 이 우귀에서 유래한다. 가마 타고 시댁으로 향하는 우귀 길은 신부로서는 언제 다시 친정에 들르게 될지 모르는 이별의 길이니 이제부터 엄마가 친정 엄마가 되는 눈물의 길이기도 했다. 우귀 때 가마 멀미가 날 정도로 길이 멀 때에는 가마 안에 간단한 요깃거리와 함께 요강을 준비한다. 가끔 영화 등에서 보면 말 타고 가마 타고 이동하는 장면 뒤에 초례청대례 장면이 보이는데 이는 옳은 순서가 아니다. 요즘의 결혼식은 전통 혼례의 ‘친영’만남은 것으로 보면 된다.

우귀 날, 친정에서 보낸 음식과 술로 상을 펴고 시어른들께 새 식구로서의 첫 인사를 드리니 이것이 폐백이며 폐백 음식에는 밤, 대추, 닭이 빠져서는 안 된다. 친정에서 보낸 음식이‘이바지’인데 집안 형편에 따라 정성껏 보내면 된다. 우귀 당일 또는 며칠 후‘사당 차례’까지 마치면 전통혼례의 모든 절차가 끝난다.

그러나 이 모든 절차가 엄격히 지켜진 것은 아니며 양가의 형편과 혼인 당사자의 속사정에 따라 생략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는 아무리 혼인이 인륜지대사라도 가세와 형편에 맞게 치른다는 속뜻이 담겨 있다. 혼수 문제로 법정 다툼까지 하는 작금의 결혼은 전통혼례 예절 속에선 상인들의 거래이지 결혼이 아니다.


혼례상
대례상이라고도 한다. 혼례상 위에는 청색, 홍색 양초를 꽂은 촛대 한 쌍, 소나무 가지와 대나무 가지를 꽂은 꽃병 두 개, 백비 두 그릇, 청색∙홍색 보자기에 싼 닭 한 자웅을 남북으로 갈라놓는다. 청색은 신부 쪽, 홍색은 신랑 쪽을 뜻하며 소나무와 대나무는 송죽과 같은 굳은 절개를 지킨다는 의미로, 밤과 대추는 장수와 다남을 기원하는 의미로 반드시 혼례상에 올린다. 경우에 따라 콩과 팥, 술병 등을 올리기도 하고 지방의 특산물이나 계절과일을 놓기도 한다.


혼례복
신랑은 친영을 위하여 사모관대로 장속한다. 사모관대란 사모를 쓰고 단령포를 입은 다음 각대를 띠고 목화를 신은 옷차림을 말한다. 사모관대는 벼슬아치의 관복 중 평상복에 속하는데 이러한 옷차림은 신랑의 나이에 이미 벼슬길에 들기는 어려웠을 것이므로 비록 가장 낮은 품계의 것이긴하나 인륜지대사를 치르는 신랑을 특별히 예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신부는 활옷을 착용하는데 이는 원래 궁중에서 의식이 있을 때 왕비가 입는 것이었으나 후에 서민의 혼례복으로 사용되었다. 활옷은 홍색 비단에 청색으로 안을 받쳐서 만들었는데 이는 청색과 홍색의 화합을 의미한다. 홍색 바탕 천에 숭고함과 부귀, 장수를 상징하는 연꽃, 모란, 십장생 등을 가득히 수놓고 소매 끝에는 색동을 대어 화려함을 뽐낸다. 수식에는 용잠을 꽂고 도투락댕기와 앞댕기를 드리웠는데 큰 뒷댕기는 주렴이라고도 한다.

전통혼례 의식을 살펴보면 혼례를 대하는 우리 조상들의 진중한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 복잡하게만 보이는 전통혼례이지만 그 절차에는 다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높은 이혼율 등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 기준이 흔들리고 있는 요즘, 조상들이 지켜온 신성한 전통혼례 의식은 그래서 더욱 새롭게 재조명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더 많은 신혼부부들이 전통혼례를 치러 결혼의 의미를 참답게 새기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기를 기대한다.



자료 제공|신라 호텔(2230-3431), 한국의 집(2266-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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