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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웨딩] 결혼식 없는 결혼

웨딩21뉴스_ 2016. 6. 30. 13:59

결혼식 없는 결혼


주례 없는 결혼으로 시작한 웨딩 트렌드의 끝에 노 웨딩(NO WEDDING)이 있다.


다양한 면에서 '트렌드 리더'로 불리는 셀러브리티 이효리. 그녀는 지난 2013년 연인 이상순과의 결혼식을 제주도 집 마당에서 조촐하게 치른 것으로 유명하다. 배우 원빈과 이나영 역시 강원도 정선의 보리밭에서 총 비용 110만원으로 결혼식을 치르며 스몰 웨딩 열풍에 불을 지폈다.





올 초엔 배우 박희순과 박예진이 이마저도 않고 혼인신고만 하는 이른바 ‘노 웨딩’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배우 구혜선·안재현도 결혼식 비용을 기부하는 노 웨딩 대열에 합류했다.

결혼식을 치르지 않는 것은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수의 어쩔 수 없는 선택지에 불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오늘날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도 웨딩마치가 아닌 노 웨딩마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걸까?

결혼식 없는 결혼을 하는 이들이 공유하는 한 가지는 결혼식이 ‘허례허식’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2013년에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결혼식 평균 비용은 무려 5,198만 원. 신혼집 마련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이만큼의 돈을 단 하루를 위해 쓰는 것에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결혼식이 아니다. 함께 궁둥이 붙이고 살 신혼집은 물론이요 예물, 예단, 혼수 등이 진짜 필요한 것들이다. 이마저 요즘의 간소화 추세를 따른다 하더라도 두 집안이 만나는 만큼 어느 정도의 지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연스레 한순간의 이벤트로 끝나는 결혼식을 하지 않는 쪽으로 생각이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주변에 이런 생각을 얘기하면, “그럼 지금까지 뿌린 건 어쩌고?” 하며 판에 박힌 말이 돌아온다. 축의금 얘기다. 하지만 노 웨딩을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얼마의 축의금을 지출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축의금은 글자 그대로 ‘축하하는 뜻을 담아서’ 내는 돈이기 때문이다. 후일을 도모하는 따위의 계산은 노 웨딩을 생각하는 이들과는 거리가 멀다.

아직까지 노 웨딩은 군소 현상일 뿐 패러다임은 여전히 기성 웨딩이 단단히 쥐고 있다. 인생 어느 순간보다 소중하고 값진 날을 위해 돈 쓰는 걸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달 누군가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다. 과연 두 입장 중 어느 하나가 잘못됐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나를 두고 열 가지 이상의 생각이 오갈 수 있다. 어느 것도 완벽히 옳고 완벽히 틀린 것은 없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시선이 조금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 노 웨딩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 말이다. 유명인의 노 웨딩은 얼마든지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를 수 있지만 신념과 가치관에 따르는 의식 있는 행동쯤으로 여긴다.

반면, 일반인이 노 웨딩을 선택하면 없어 보이는, 한마디로 모양 빠지는 행동이 되고 만다. 기성 웨딩은 많은 사람이 행하는 관습에 가깝다. 관습을 지키지 않는다고 그 사람을 부정하고 손가락질하는 건 저 멀리 아프리카 원시 부족 사회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다.

우리는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결혼을 남들처럼 하지 않는다고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런 만큼 노 웨딩 커플을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말자. 그저 사랑의 결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이제 막 새롭게 세상의 중심으로 거듭난 두 사람을 진심으로 축복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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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웨딩21 웨프 http://w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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