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살아가며 겪는 의례들 중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해서 ‘인륜지대사’라고도 불리는 결혼.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분들이 함께 모여 두 사람의 행복한 앞날을 기원하며 마음을 모은다. 여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의 새하얀 드레스 속 순수한 신부와 늠름한 신랑. 이런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날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축복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웨딩 뮤직이다.
요즘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서양 결혼식의 경우 신랑 신부의 입·퇴장 시 리듬이 단순하고 경쾌한 빠르기의 행진곡들이 연주된다.
웨딩 뮤직은 1858년 영국의 빅토리아 공주와 프러시아의 프레드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당시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빅토리아 공주는 자신이 좋아하던 바그너와 멘델스존의 곡을 직접 선택하여 결혼식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당당한 걸음을 옮기는 신랑 입장에는 힘차고 웅장한 느낌의 곡들이 많이 쓰인다.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슈베르트의 ‘군대 행진곡’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사뿐히 걸어 들어오는 신부의 입장에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의 제3막에서 연주되는 행진곡과 펠릭스 멘델스존의 경쾌하고 빠른 곡조의 ‘한여름 밤의 꿈’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 귀에 너무도 익숙한 이 곡들 외에도 요즘 개개인의 취향이나 예식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음악이 쓰이고 있으며 웨딩 뮤직을 전문으로 하는 연주자들이 피아노를 비롯해 현악기와 금관 악기들로 예식을 더욱 분위기 있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또한 웨딩 뮤직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축가이다. 기독교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축가는 신랑 측 1팀과 신부 측 1팀이 나와 둘의 결혼을 축하하며 노래를 부르고 신랑과 신부는 축가 팀과 마주보고 노래를 듣는다.
하지만 요즘 각자의 개성에 따라 친구들이나 가족 또는 축가를 전문으로 하는 성악가를 초청하기도 하며 신랑 신부가 답가를 부르거나 코러스를 하는 등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 최고의 주인공인 둘의 결혼을 더욱 뜻 깊게 해주는 웨딩 뮤직. 행복한 순간, 음악은 늘 우리 곁에서 그 행복을 더욱 북돋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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