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시댁에 올리는 첫 인사
폐백(幣帛)
혼례를 마친 후 시부모나 그 밖의 시댁 어른들에게 올리는 인사 예절의 의식으로 신랑집 또는 예식장에서 신부가 신랑의 가족을 정식으로 첫 대면하면서 예를 올리는 절차, 폐백(幣帛). 신부가 처음으로 시댁에 예를 올리는 행사이니 만큼 폐백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부의 얼굴과도 같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폐백의 의미
폐백은 전통 결혼에서 신부가 신부의 집에서 혼례를 치르고 시댁에 들어와 시부모와 시댁 식구, 그리고 조상에게 신랑 집안의 새 식구가 되었음을 알리는 의식이다. 과거 폐백을 드릴 때는 보통 신랑 집안의 대청마루에 병풍을 두르고 돗자리를 깔아 신부측에서 보낸 음식으로 상을 차렸는데, 요즘에는 예식을 치르는 곳에서 간소하게 폐백을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폐백음식은 열매가 풍성한 대추, 밤, 은행 등을 이용한다. 열매를 사용하는 것은 자손만대로 번영과 윤택한 생활을 누리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신부의 집에서 혼례를 치르고 시댁으로 온 신부가 시부모와 시댁 식구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올리는 혼례식의 일부라는 의미도 있다.
물론 지방이나 집안마다 풍습이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육포와 대추고임, 구절판 등 세 가지가 기본이며, 여기에 술과 닭을 더하기도 한다. 원래 서울 지방에서는 폐백닭을 하지 않는데, 제부터인지 폐백닭을 해가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폐백 음식은 집가는 이가 친정 집안의 가풍을 시댁에 알릴 겸, 딸을 출가시키는 정 부모의 조심스러운 마음과 시댁 어른을 예우하는 뜻을 담고 있으므로 지극한 정성과 예가 담겨 있어야 한다.
정성과 예를 갖춘 폐백 음식
편포는 쇠고기의 살코기 부위로 3근, 5근, 혹은 7근 홀수대로 준비한 뒤, 이를 곱게 다져 양념을 하고 둘로 나눈다. 쟁반 길이에 맞추어 타원형으로 만들어 햇볕에 꾸덕꾸덕하게 말린다. 보통 가로 20~25cm, 세로 8~10cm, 두께 3~5cm로 한다. 반쯤 말랐을 때 모양을 매만진 다음 위에 잣가루를 뿌리고 를 청띠와 홍띠로 두른다.
편포 대신 요즘에는 쇠고기를 얇게 저며 양념한 다음 육포로 만들어 이를 여러 장 포개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대추고임은 시아버지께 드리는 전통 음식으로 쌓아올린 모양이 화려하며 만든 사람의 정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대추마다 잣을 꽂고 대추를 쌓아 올린 윗부분을 잣으로 장식한다.
이는 집안을 일으키고 자손을 번성케 한다는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굵은 밤을 마른 행주로 닦아 윤기를 내고 추는 굵고 실한 것을 골라 물에 가볍게 헹구고 물기를 뺀 다음 청주를 뿌려 따뜻한 곳에 7시간 정도 둔 뒤 대추에 잣을 박고 2겹의 홍실로 끊김 없이 줄로 꿰어 나무목판에 돌려 담는다. 시아버지는 신부에게 첫아들을 낳으라는 의미로 대추를 던져준다.
육포는 폐백 음식의 기본으로 밤대추고임이 시아버지께 드리는 음식이라면, 육포는 시어머니에게 드리는 음식이다. 부모님을 공경하고 정성을 다해 시겠다는 효심의 표시인 것이다. 육포는 쇠고기 우둔살을 결대로 썰어 마른 행주로 핏물을 닦아내고 간장, 꿀, 청주, 후추, 배즙, 생강즙으로 양념해게 저민 후 참기름을 발라 채반에 펴서 햇볕에 말려 완성한다.
이를 두 묶음으로 나누어 청색서지로 감고 기름종이를 덮어 정성스럽게 보자기에 싸서 상에 올린다. 이때 시어머니
는 육포를 어루만지면서 부모 공경하고 형제 간에 우애 있으며 부부 간에 화합하라고 덕담한다. 폐백닭은 수탉의 목 부위를 약간 세운 듯 양을 잡아 익혀서 석이버섯, 황백지단, 실고추, 은행, 대추알 등의 고명으로 치장한다. 시조부님께 올리며 암수를 사용한다.
전라도나 경상도 해안지방에서는 닭 위에 지역 특산물인 오징어나 문어를 오려서 치장하는 오징어닭 폐백이 발달하였고, 충청도의 산간지방에서는 닥나무로 만드는 한지를 이용한 한지닭 폐백이 발달하였다. 서울∙경기 지방에서는 일반 전통 폐백닭을 많이 이용한다.
구절판은 여러 어른이 함께 드실 수 있게 폐백상에 곁들이는 음식이다. 전구절과 건구절, 한과구절 등이 있는데 요즘은 시아버지의 술안주용으로 건구절을 많이 올린다. 건구절은 잣솔, 육포, 대추쌈, 인삼 부각, 은행, 곶감, 다시마 튀김, 어포 등 마른 음식으로 준비한다.
전구절은 새우와 버섯, 고기 넣은 고추, 달걀지단 등을 이용해 만든 전을 구절판에 담은 음식. 전통적인 폐백 음식은 아니지만, 안주거리로 마련되기도 한다. 한과는 찹쌀에 참기름과 꿀, 술, 콩 등을 넣고 반죽해 모양을 낸 과자로 폐백상의 기본은 아니지만 간식거리로 준비하기도 한다.
밀가루에 참기름을 넣고 튀겨낸 약과와 깨를 입혀 만든 한과를 가지런히 담고 그 위에 잣으로 모양을 내어 장식한다
폐백 싸는 법모든 폐백을 한꺼번에 싸는 겉보자기는 사방 100cm의 홍색 겹보자기로, 폐백 상보로 사용한다. 각종 음식을 싸는 속보자기는 시부모만 계실 때는 2개, 시조부모까지 계실 때는 4개를 준비한다.
크기는 사방 70cm 정도로 포는 청색이 겉으로 나오도록 싸고, 밤대추고 임은 붉은색이 나오도록 싼다. 그리고 겉보자기와 속보자기 모두 네 귀퉁이에 초록색 봉술을 단다. 색깔은 겉은 진분홍, 안은 연분홍으로 한다. 그리고 겉보와 속보 모두 네 귀퉁이에 초록색 금전지(�箋紙)를 단다.
근봉(謹封)은‘삼가 봉한다’라는 뜻으로 새 며느리가 시부모님에게 폐백을 바친다는 의미이다. 폐백을 보자기에 쌀 때에 잡아 묶지 않고 높이 5cm 정도의 종이띠에 이 글자를 적어 끼운다. 대부분 속보 2개와 겉보 1개에 끼울 근봉을 3개 준비하나, 시조부모가 계실 때는 5개를 만들어야 한다.
시댁에 드리는 첫 인사, 폐백의 절차
수모가 신부를 대신해서 먼저 시아버지에게 폐백을 올린다. 폐백을 받은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덕담을 해주고 근봉을 푼다. 시아버지는 자손의 건강을 기원하는 대추를, 시어머니는 육포를 폐백으로 받는다. 신부는 수모의 손을 빌려 시어머니에게 육포가 들어 있는 폐백을 드리고,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허물을 덮어준다는 뜻으로 육포를 어루만진다.
시부모에게 술과 안주를 올리기 전에 먼저 절을 올리는데 수모의 부축을 받아 시아버지께 두 번, 시어머니께 두 번, 총 네 번의 큰절을 올린다. 절을 마치면 신부는 수모의 손을 빌려 시부모에게 술을 따라 올린다. 시부모는 며느리를 대신해 수모가 준 술잔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마신다.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난 시부모에게 수모가 적당한 안주(주로 구절판의 음식)를 젓가락으로 집어준다. 시아버지가 덕담을 하면서 며느리의 치마폭에 밤과 대추(원래 시아버지가 하는 것이나 요즘은 시어머니가 하는 경우도 있다)를 던져주고, 신부는 치마폭을 벌려 이를 받는데, 여기에는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당부가 담겨 있다.
폐백 올리는 범위와 절값
시부모님과의 폐백이 끝나면 시댁 식구들에게 절을 올린다. 보통 5촌까지 폐백을 받는 것이 전통이나 요즘은 간소화되어 3촌까지만 인사를 올리는 경우도 많다. 항렬이 같은 형제, 사촌, 외사촌과는 맞절을 한다. 또한 폐백 때 친정 부모님께 절을 올리고 싶은 경우, 미리 시부모님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폐백은 시댁에 드리는 새 식구의 인사 절차이며, 신랑에게는 가정을 이루었음을 친척들에게 고하는 자리이기 때문. 허락을 받은 경우, 폐백 도우미에게 부탁하여 시댁 식구들의 폐백이 모두 끝난 다음 자연스럽게 절을 받게 한다. 절을 받을 사람이 많을 것 같으면 폐백 술을 여분으로 준비한다.
결혼식장 폐백실에서 폐백을 올리는 요즘에는 신랑, 신부의 폐백이 끝나고 나면 양가 상견례가 간단하게 이루어지며, 신부측 친지는 폐백은 받지 않지만 상견례를 통해서 얼굴을 익힌다. 폐백 절을 받은 어른은 행복하게 살라는 덕담과 함께 절값을 준다. 정해진 절값은 없으며, 보통 신혼여행 경비에 보태 쓴다.
절값 봉투는 결혼식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도우미나 친구에게 맡겨놓는 것이 안전할 듯. 폐백을 드릴 때 신부는 정성을 다해 시댁 식구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폐백 음식은 건강하고 자손이 번창하며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므로 신랑, 신부는 그 마음을 헤아리고 받는다.
최근에는 전통 혼례에서 폐백의 의미가 점점 줄어들고 폐백 음식을 전문점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폐백의 문화가 달라지고 있으나 그 속에 담긴 정성과 의미는 잊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윤연자(윤이바지 55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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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백 음식의 명가 윤이바지
전통적인 맛과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윤이바지’의 윤연자 대표는 전통은 살리되 실용적이고 맛깔스러운 요리법과 세팅으로 돋보이는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좋다'''' 고 조언한다. 또한 폐백과 이바지 음식을 준비할 때는 예와 정성을 담기 위해 몇 가지 사항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가짓수만 많은 음식보다 실속 있으면서 품격 있는 폐백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방부제, 유화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요. 이것이 시댁에 인사드리는 며느리의 정성스러운 마음이고요. 천연 재료만 사용하면 금방 상할 염려가 있지만 이는 아주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폐백 음식은 시댁에 남기는 첫인상이므로 정성스럽게 예를 갖춘 포장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이바지에서는 상품마다 보관법이 적힌 종이를 첨부합니다. 떡의 경우‘구입당일에 드셔야 신선하고 쫄깃한 떡의 참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등의 메모를 꼭 동봉합니다.”이렇듯 요즘은 정성이 담긴 음식과 아름다운 포장이 폐백 음식 장만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윤이바지는 많은 품목의 폐백과 이바지 관련 음식을 친정어머니 마음 그대로 정성껏 준비한다. 혼례를 치르는 신랑, 신부의 여건과 상황에 맞추어 열과 성을 다하기로 소문난 이곳은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윤이바지만의 정갈한 솜씨와 품위 있고 세련된 포장을 곁들여 받는 이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육포를 비롯한 떡, 떡케이크, 폐백, 이바지, 곁들임 음식까지 천연 재료만을 사용한 음식을 자랑한다.
문의 |윤이바지(55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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