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예절

[웨프,웨딩21]관계를 넘어서 사랑과 결혼

웨딩21뉴스_ 2008. 1. 18. 11:49
관계를 넘어서 사랑과 결혼
 
 
누가 뭐래도 결혼이야말로 사랑의 최고 결실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결혼은 사랑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결혼’은 이내‘사랑의 무덤’으로 탈바꿈하여 우리를 슬픔의 도가니에 몰아넣기도 한다. 그렇다면‘, 결혼과 사랑’, 그 둘의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사랑만큼 우리 인간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정서도 없다. 나와 사랑하는 배우자가 마치 하나 된 듯한 뿌듯한 감정,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사람간의 강력한 유대관계, 환상과 꿈…. 그러나 일단 결혼을 하게 되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현실’속에서 사랑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지루하고 일상적인 현실, 어찌 보면 초라하고 남루하기조차 한 이 현실 속에서 우리는‘사랑’의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한다. 그 현실들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영원한 사랑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심리적인 성장은 신체적인 성장처럼 그렇게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때그때 완수해야 할 발달과업을 적절히 수행했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발달적 성취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이라면 열정과 낭만 가득한 사랑만으로 충분하겠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나이라면 문제가 좀 달라진다.
 
이때는 우선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헌신과 책임이 요구된다. 이처럼 자신이 처한 현실에 걸맞은 사랑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밑거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기 위해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하나의 기술인것과 같이‘사랑도 기술이다’라는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면, 음악이나 그림, 건축, 의학 등의 기술을 배울 때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은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이론의 습득’이고, 둘째는‘실천의 숙달’이다. 만일 의학 기술을 배우고자 한다면, 우선 인체와 갖가지 질병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지식들을 모두 습득했다 하더라도 곧바로 의술을 펼칠 수는 없다. 상당한 기간의 실습을 거쳐 숙달된 다음에야 비로소 의사로서 자격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필요한 것은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도움을 받고 싶은 나의 의존 욕구, 특히 사랑받고자 하는 나의 욕구를 완전히 충족시켜 줄 대상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지금 처해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와 만족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안과 사랑으로 충만했던 유아기적 환상을 훨훨 날려버리고 홀로 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면 사랑의 덫에 걸릴 수 있다. 이 덫에걸려 상대나 내가 질식되지 않으려면 서로 욕구를 어느 정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내가 상대에게 지나칠 정도로 헌신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지 수시로 점검해봐야 한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의 차원을 넘어서 행동이자 공유요 돌봄이며, 끊임없는 자기 헌신과 통찰의 과정임을 깨달아야 한다. 일단 결혼을 하면 더 이상 부부 둘만의 관계가 아닌 더욱 확장된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즉 여자는, 시댁 식구며 자녀며 남편의 친구며 직장 동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관계’가 발생하게 된다.
 
그에 따라 둘만의 연애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인내와 고민, 자기훈련과 책임이 요구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미칠 파급을 염두에 두고‘나의 욕망’을 조율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생활 속에서의 사랑이란, 어렵고 험난한 일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사람에게만 돌아오는 하늘의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결혼이라는 것은 두 사람이 어떻게 가꿔나가느냐에 따라 가장 행복할 수도, 또 가장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보석도 원석일 때는하나의 돌멩이에 지나지 않지만, 잘 갈고 닦으면 번쩍번쩍 광채가 난다. 사랑 역시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글|이선종
‘정음사’편집장을 역임했으며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등의 대작들을 책임 편집하고, <일본서기>를 국내 최초로 기획출간하여 역사학계에 화제를 일으킨 당사자. 현‘출판기획 글마당’대표며, 저서에는 <그대 다시 행복해질수 있다면> <100점 남편 100점 아내> <너희는 세상을 이렇게 살아라> <얘들아,옛날에 옛날에>등이 있고, 최근작 <시집에는 친정엄마가 없다> 등 다수 있다.
 
월간 웨딩21, 여성섹션 웨프(Wef), 한국결혼박람회 (http://www.we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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