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예절/뉴스

[웨프,웨딩21]“시어머니 사랑은 며느리도 몰라”

웨딩21뉴스_ 2008. 2. 19. 13:21

 

“시어머니 사랑은 며느리도 몰라”

 

월간웨딩21 독자들이 전하는 시어머니 감동스토리

 

고부간의 갈등 요인 중 하나가‘시어머니는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싱글들은 모르는 며느리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 월간웨딩21독자들이 전하는 가슴 뭉클한 시어머니의 애정어린 이야기를 공개한다

 

병환 중에도 며느리 첫 생일상 손수 차려주신 시어머니 최은실 (31, 서울시 양천구 신월동)

 

누군가에게 결혼 후 첫 생일상은 시어머님이 차려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내심 기대를 했었지만 생일이 다가오면서 고관절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니를 보며 생일상에 대한 생각은 말끔히 잊어버렸다. 어머니 관절이 더욱 악화가 되면서 수술날짜가 12월10일로 잡혔고 그 사이 12월3일, 내 생일이 돌아왔다.

 

출장을 다녀와 집에 막 도착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시어머니였다. 잠깐 시댁에 오라는 전화 내용에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달려갔는데 이게 왠일, 생일상이 차려져있는 것이 아닌가? 눈이 휘둥그래진 나를 보며 “첫 생일상인데 차린 게 없어 미안하구나”라 하시며 케익 초에 불을 붙여주시는 시어머니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다.

 

시어머니 사랑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남편과의 결혼 1주년, 전화벨이 울렸다. 내심‘결혼기념일에 왜 부르실까’라는 생각으로 시댁 현관문을 연 순간 탐스러운 꽃다발과 음식, 그리고‘성철+은실=행복’이라고 쓰여진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어리둥절, 감동어린 손길로 카드를 읽었다.


‘사랑이란 신뢰하고 배려하며 부족해도 위로하는 것이란다. 사랑으로 결합된 성 가정으로 성숙되길 기도하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길 빈다. 엄마’라고 쓰인 카드와 함께 단정히 놓여져 있는 카톨릭 묵주팔찌, 그리고 꽃다발과 정성스레 차린 음식을 내려보며 코 끝이 찡해옴을 느꼈다.‘ 어머니께 정말 잘 해드려야지’속으로 수없이 되뇌이던 순간이었다.

 

 

좌 | 최미란

우 | 최은실

 

화목한 동서지간, 시어머니의 현명한 중재덕분 최미란 (38. 경기도 일산시 고양구)

 

우리 시어머니처럼 작은 것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분도 드물 것이다. 어려운 형편에도 늘 며느리인 내 생일을 잊지 않고 현금선물을 안겨주시며‘필요한 것 사다 쓰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 시댁이 근처에 있어 가끔 친구 만나기 위해 아이를 맡겨도 어디가냐 묻지 않고‘잘 다녀오라’며 흔쾌히 아이를 맡아주시는 고마운 분이기도 하다.

 

또한 딸 하나 있는 맏며느리인 내게 아들 안 갖냐며 재촉하는 말씀 한 번도 안 하신다는 것 역시 감사한 일이다. 시어머니는 동서와 나의 관계에 있어서도 현명하게 중재역할을 해 준다.

 

어머니와 동서 셋이서 설 음식을 만들다 힘들기도 하고 약간 지겨워져서‘근처로 쇼핑 가자’제안했을 때 어머니는 흔쾌히“너희 동서지간 둘이서 다녀오라”하시며 젊은 사람들만 내보내 주시는 센스를 발휘하셨다.

 

또 가족여행 때 아침 장만하느라 바쁜 나를 두고 동서가 슬그머니 서방님과 산책가려 하자‘같이 준비해야지~’하시며 제지를 하셔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사려깊은 어머니 배려에 또 한번 감동하는 순간이기도. 쾌활한 성격의

동서덕분이기도 하지만 동서지간 사이가 좋은 이유도 어찌보면 중재역할을 잘 하시는 현명한 시어머니 덕분이 아닐까?

 

패물, 돌 반지까지 도둑맞은 며느리, 한마디 꾸지람 없이“얼마나 놀랬니”엄진경 (30.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우리 시어머니는 다른 어머니들처럼 잔소리나 꾸짖는 말씀을 일체 하지않는 분이다. 결혼한 지 만 5년이 되어가지만 한 번도 큰 꾸지람을 들어본 적이 없다. 결혼 후 패물을 모두 잃어버린 도난사건이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창문단속을 꼼꼼히 하지 않고 외출을 했었던지 돌아와 보니 집이 어질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집에 도둑이 든 것이었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아 패물을 확인해 보니 결혼반지부터 모든 패물, 그리고 첫 아이 돌 반지까지 모두 사라져 버렸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시부모님께 이 사실을 어떻게 말씀 드려야 하나 노심초사했다.

 

하지만 막상 어머니께 모든 패물을 도둑맞았다 하니 크게 꾸짖으실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앞으로 조심하라’며 되려‘얼마나 놀랬냐’ 위로해 주시는 것이었다. 이미 뉘우치고 있는데 크게 꾸중하면 마음상해 할 것이라 생각하셨던 것이다.


어머니의 배려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시댁 김장 담그는 날 철없는 나는 새로 산 물안경을 착용하고 싶어 수영장에서 실컷 수영을 하고 늦게야 시댁에 갔다. 도착해 보니 이미 시아버지와 김장을 끝낸 상태. 죄송하다고 조아리는 내게 괜찮다고,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새로 담근 김장을 싸 주시던 시어머니였다.


처음 결혼했을 때 사람들이 시어머니와 내가 많이 닮았다며‘아들이 엄마 닮은 여자를 골랐나 보네’하는 소리를 많이 했었다. 결혼 초에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무덤덤히 지나쳤는데 결혼생활을 하며 시어머니께 고마움을 느끼다 보니 철 없는 며느리지만 어머니와 닮았다는 소리가 참 기분 좋게 들린다.

 

 

좌 | 엄진경

우 | 최원선

 

솜씨 좋은 시어머니, 인테리어는 물론 옷 리폼도 척척 최원선 (33. 서울 노원구 상계동)

 

문득 집 안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니 단조로운 커튼 위에 반짝이는 붉은색 비즈발이 눈에 띈다. 안방과 거실에 보라색과 붉은 색 비즈발을 걸어놓고 가신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홈 패션에 취미가 있는 분이다. 예전부터 한복을 손수 지어 입으실 정도로 솜씨가 좋으신 시어머니는 우리 집 인테리어도 손수 챙겨주신다.

 

인테리어에 큰 관심이 없는 무덤덤한 내 성격과는 달리 어머니는 집에서 커튼이나 식탁보 등을 직접 만들어 서울에 오실 때마다 하나씩 챙겨주시고, 아이들 옷 리폼은 물론 며느리인 내 옷까지 직접 만들어 주신다.

 

하루는 전화로“니 허리 사이즈가 얼마고?”하고 물어 보시길래 처녀적 몸매를 생각하고 냉큼 사이즈를 말씀 드렸더니 다트라인이 멋진 검은색 롱 스커트를 만들어 오셨다.

 

집에서 만들었다 믿기지 않을만큼 멋진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내 아랫배 살들. 시어머니께 말씀드렸던 그 사이즈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에게 어느덧 꿈의 치수가 되어버렸지만 어머니의 정성이 고마워 필히 그 스커트를 입기 위해 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내가 행여 반찬 만들 시간이 모자를까 손수 밑반찬을 만들어 택배로 보내주시는 시어머니께 웨딩21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머니, 매번 챙겨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런데 다음에 옷 만들어 주실 때는 제가 말씀드렸던 그 치수에 2인치를 더해 주세요. 호호호”

 

월간 웨딩21, 여성섹션 웨프(Wef), 한국결혼박람회 (http://www.wef.co.kr)

 

- 본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 금지 -